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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2021일파만파# 공감칼럼

나눔으로 두 배가 되는 일을 합니다

공감사무실에는 외국인보호소에서, 출입국 외국인청에서, 경찰서에서 다양한 언어로 도움을 청하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수화기 너머로 외국어가 들려오면 일단 제 자리로 연결됩니다.

대부분이 법적 문제가 발생했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저임금노동을 하는 외국 국적의 의뢰인들입니다. 사연도 다양합니다.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어 외국인 보호소에 무기한으로 보호 중인 난민신청자, 취업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이유로 불이익을 입은 이주민,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하는 이주노동자, 병원에서 갓 감염사실을 확인하고 도움을 구하는 미등록이주민 등등…

나 홀로 소송으로는 패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자비로는 도저히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분들입니다. 특히 외국인보호소나 출입국 외국인청에서 전화를 하신 경우,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공감번호를 알고 전화를 하셨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일단 상담을 한 뒤 전화를 끊기 전에 꼭 물어봅니다. “공감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뒤따르는 대답은 늘 비슷합니다. “직원이 여기 전화하면 도와줄 거라고 하면서 번호를 알려줬어요.”

‘여기 전화하면 도와줄 거다’는 말의 무게가 참으로 무겁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곳의 직원이 추천해 준 곳이니 조력 요청이 거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수임료를 받지 않고 법적 사각지대에 있는 소수자를 돕는 곳이니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서는 본인의 사안을 맡아 줄 거라는 믿음.

일단 외국 국적의 의뢰인이 신청한 사안이 접수되면 공감의 이주인권팀이나 국제인권팀의 변호사가 배정되어 사안을 검토하고, 팀별 논의를 거쳐 지원여부를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 변호사들이 현재 대리하고 있는 사안들이 너무 많아, 공감의 개입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원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공감에 전화를 하시는 분들은 모두 기부회원님 덕분에 수임료에 대한 걱정 없이 공감의 문을 두드립니다. 공감은 2020년부터 일파만파(1만 명의 기부회원이 모여 1만 개의 인권 파도를 일으킨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감의 도움이 필요한 누구도 소외되지 않을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더 많은 분들의 더 많은 나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누면 두 배가 된다고 하지요. 두 배, 세 배, 네 배. 나누는 마음이 모이고 모인다면 누구라도 피부색 때문에, 국적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조금 더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요. 그때가 되면 공감을 찾는 전화벨 소리도 잦아들지 모르겠습니다.

김지림

# 국제인권센터# 성소수자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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