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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1029 이태원참사# 재난

그대를 기억하겠습니다_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활동

2022년 12월 3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가 발족했고, 2022년 12월14일 10.29 이태원참사 시민분향소가 마련되었으며, 2022년 12월 16일 10.29 이태원참사 49일 시민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2022년 12월 20일, 서울경찰청과 서울시청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정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공감은 민변(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 활동을 통해 유가족협의회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가 일어난 날과 마찬가지로 그 이후에도 정부는 없었습니다.
정부는 희생자의 유가족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귀 기울이지 않았으며 일방적인 후속조치를 만들어 통보하고 유가족을 떼어놓기에 급급했습니다.
유가족들은 납골당에서, 언론에서, 민변 설명회에서 서로를 만났고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왜 죽었는지 알 수 없는 답답함과 억울함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창립 전 간담회를 할 때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의 빛나고 소중했던 인생과 아직도 생생한 희생자에 대한 기억과 참혹했던 참사의 현장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부모로서, 형제로서,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의지에서 유가족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주체가 된다는 것, 슬픔과 분노를 안고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슴 아픈 일이고,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끊임없는 의사결정, 회의, 기자회견,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참사의 참혹함과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분노가 계속 소환되고 억눌러왔던 슬픔이 터져나옵니다. 이러한 감정을 겪어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는 일정이지만, 유가족은 현장에서, 온라인에서 수없이 맴도는 혐오의 말들로 인해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당한 요구를 하는 과정에서도 너무 정치적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그래서 사회의 관심을 잃지는 않을지 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유가족의 의견과 요구를 정치적이란 이유로 배척하고 재단하는 사회에서 유가족은 매 순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피해자의 참여가 보장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추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 이태원 참사 기억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 피해자 소통 보장 및 인도적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 2차 가해에 대한 적극적인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 재발 방지 및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희생자의 유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요구들임에도 정부는 어떠한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역없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는 현장조사에서부터 거짓 해명이 난무하고 책임자들은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중앙대책본부 설치가 늦어짐으로써 컨트롤타워가 없어 경찰과 소방 그리고 지자체 역할분담과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중앙대책본부는 사후 대책을 위한 기구에 불과하므로 설치가 늦어진 것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답변하였습니다. 그리고 용산구청 현장조사에서는 다수의 관계자가 불참하여 질의에 대한 답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못했습니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알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유가족의 기대와 달리 현장조사는 무능과 무책임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 발생 전부터 참사 가능성이 있었지만 누구도 이에 대비하려고 움직이지 않았으며, 당일에는 보고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은 정보에 접근하고 진실을 알 권리가 있지만 진실이 규명되는 과정에서 더 큰 고통과 슬픔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고통은 유가족의 몫만은 아닙니다. 10.29 이태원참사가 사회적 재난이라면 이 고통은 사회의 몫이기도 합니다.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위로는 슬픔을 함께 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유가족의 진상규명이라는 외침이 진실의 문턱에서 좌절되지 않도록 그 과정을 지켜 보는 것, 고통스럽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것까지가 추모와 위로일 것입니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공감은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조인영

# 장애인 인권#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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