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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외국인보호소# 이주와 난민# 인권

그 여정의 길에서 지치지 않도록 : “외국인보호소 밖의 삶을 지지하는 연대의 하루” 행사 후기

이렇게 흥겨운 행사가 대체 얼마 만이었는지!

지난 11월 25일 금요일, 합정역 근처 한 카페에서 난민신청자들과 외국인보호소에서 일시보호해제된 당사자들이 함께 하는 ‘외국인보호소 밖의 삶을 지지하는 연대의 하루’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라 합니다)가 주최하고 대책위 핵심 구성원인 외국인보호소폐지를 위한 물결 International Waters 31(IW31)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해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일명 ‘새우꺾기’ 고문을 세상에 알린 피해당사자 ‘M’의 보호소 밖에서의 삶을 지지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끔찍한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이면서도 법무부로부터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나 적절한 배상을 받은 적 없는 M씨는 공감을 비롯한 대책위의 끈질긴 문제제기 끝에 간신히 ‘일시적으로’ 보호해제되어 보호소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보호일시해제’라는 위태로운 체류상황으로는 치료를 받고, 피해사실 관련 각종 소송을 준비하는 데에 제약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M씨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하는 의미로 이런 후원행사이자 연대의 하루를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2021년 9월 새우꺾기 고문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진정을 하고, 그 이후 지속된 법무부의 외국인 보호규칙 개정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성명서를 쓰고… 항상 엄숙한 분위기에서 비장하게 만났던 대책위 구성원들이, 맛있는 음식과 좋은 공연을 즐기며 보호소 안팎의 삶을 지지하자는 의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행사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만났습니다. 주관단체인 IW31이 한 달 전부터 행사를 치밀하게 준비한 덕에, 난민당사자분들이 직접 만든 에티오피아 전통요리, 모로칸 샌드위치, 난민공동체의 커피 시연과 전통 머리장식 체험, 거기다 성미산 학교 및 ‘교란’, ‘빌리카터’의 공연으로 참가자 모두가 눈, 입 그리고 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꽤 많은 연대단위들의 활동가, 지지자들이 지지방문을 오셨기에 그간 대책위의 활동도 다시 한 번 알리고, 또 평소 직접 만나기 어려운 당사자분들과도 교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대책위 결성 초기부터 구성원으로 함께하고 있는 공감에서는 황필규 변호사와 김지림 변호사가 행사 당일 일손을 거들고, 지난 1년 반 동의 대책위 활동을 총 정리하는 발표도 진행하였습니다. 퇴근한 공감 구성원들도 지지방문을 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였습니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대책위 활동 정리 발표 중인 김지림 변호사 / 행사 포스터 / 주요 안주인 ‘나쵸’ 분배를 담당하고 있는 황필규 변호사 (사진 왼쪽)  // 사진 출처 : IW31

무엇보다 보호일시해제 상태인 당사자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뿌듯해 하다가, 또 지지방문을 해준 너무나 많은 사람들 덕에 감격했다가, 여전히 고문사건 이후에 오히려 온갖 형사 고소 등으로 피해자를 괴롭히고 보호소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호장비의 개수와 종류를 늘리는 방식으로 법 개정 시도를 하고 있는 법무부의 태도에 다시 비장해 지고 맙니다.

대책위는 M씨 사건과 관련해서 국가배상소송, 유엔 협약 진정 등 다방면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그 여정의 중간에 지치지 않도록 서로를 토닥이며 격려하는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마시고 아직 끝나지 않은 외국인보호소 인권침해 사건관련 대응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김지림

# 국제인권센터# 성소수자 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