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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부회원 인터뷰] 인권에 빚을 갚다! – 송방주 기부회원님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자칫 마음조차 차가워질 수 있는 2013년 계사년 새해입니다.



새해를 맞아 더 늦기 전에 ‘나누는 연습’을 하고 싶다는 송방주 기부회원을 찾아갔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들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데워주었던 송방주 님의 세상으로 잠시 들어가 볼까요?


 


인권에 빚을 갚는 방법


 


송방주님은 인권에 빚을 갚는 마음으로 공감에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기심에 재차 묻습니다. ‘어떻게요?’ 라고 말이죠.


 


그가 소개해준 인권에 빚을 갚는 첫 번째 방법은 친구들을 만나서 혹은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 인터넷을 통하여 ‘인권’을 주제로 수다를 떠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공감능력 키우기’이고요. 수다를 떠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공감능력 키우기는 추상적이어서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얼마 전에 연극을 했거든요. 일반인을 참여시키는 연극이었어요. 일반인 배우를 출연시켜서 역할 하나를 주고, 연극과 연극, 무대와 관객 그리고 배우와 일반인의 경계를 허무는 그런 연극이었죠. 제가 연극을 하면서 놀란 사실은, 배우들은 여러 종류의 역할을 연기하다 보니까,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다양한 인권의 상황에 대한 공감능력이 크다는 거였어요. 그때 제가 깨달았어요. 사람들의 공감 능력은 다양한 매체와 경험, 그리고 교육을 통해서 키울 수 있다는 것을요.”


 


다독(多讀)하지 못하기 때문에 엄선된 도서를 읽는다는 그에게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는 도서를 추천받았습니다.


 


“저는 젊은이들이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송경동 시인의 『꿈꾸는 자 잡혀간다』를 권해주고 싶어요. 또 기득권자들이 만들어 놓은 ‘상식’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표백』이라는 소설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기득권자들은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 그들이 약자인 이유가 그들이 게으르고 그들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잖아요. 이 소설은 성공한 사람들이 ‘자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그런 소설입니다.”


 


공감은 ‘확성기’이다.


 


“저는 기부를 ‘부채의식’을 갖고 합니다. 제가 사회로부터 받아온 것들에 대한 빚을 갚는 거죠. 사실, 우리 주위에는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령,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이 장애인들에게는 결코 당연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은 경우가 많죠. 제가 이미 사회로부터 받았고, 또 지금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 모두가 제가 사회에 진 빚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공익변호사의 역할은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것으로 생각했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공감’의 활동에 공감했습니다.
 
“처음에는 노동자라든가, 힘없고 약하고 뺏기기만 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공감’의 기부회원이 되기로 했어요. 공감의 기부회원이 된 후, 공감 소식지를 읽으면서 성 소수자도 알게 되었고, 이주민의 현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성 소수자, 이주민 등의 사안들에 대해서는 ‘내가 도와야 한다’든가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부드럽지만 강한 무기를 가진 곳, 공감


 


그가 꿈꾸는 세상은 인권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는 세상입니다. 인권 위에 다른 가치가 없게 되었을 때, 그 사회는 비로소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복지’를 이야기하는 그에게서 인권의 가치를 엿봅니다.


 


“복지’ 하면 무조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권수준을 높이는 데에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부모들은 자기 자식들이 노동자가 될 거란 생각을 못하기 때문에 자기 자식들이 모두 사장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사장의, 사용자의 마인드를 교육해요.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도 말이죠. 마찬가지로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시설들이 언젠가는 내 딸 혹은 내 아내 그리고 자기 부모가 이용할 시설이 될 텐데 말이에요. 당장 눈앞에 있는 것만 보다보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뺏기고 싶지 않아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을 두기 어려운 게 아닐까요?”


 


그는 공익인권재단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공감이 약자들의 ‘확성기’가 되어 약자들을 대변하는 조직이, 더 우뚝 선 조직이 되어 달라고 당부합니다.


 


“잘못된 법과 제도를 고치는 힘, 차가운 법과 제도를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힘 그것이 바로 공감이 가진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부드럽지만 강한’ 무기를 가진 공감이 그 무기를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공감을 마음속으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는 잠시 ‘쉼’을 선택했습니다. 그동안 편안했던 삶을 뒤로하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에 도전하려 합니다. 인생에서 짧은 순간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시간을 통해 배우게 될 것을 기대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은 금방 전염이 되나봅니다. 송방주님에게 배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기운’으로 그의 도전 여행을 배웅합니다.


 


글_김지은(16기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