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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만나고 싶었습니다 – 이정희 국회의원

[만나고 싶었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한 가슴 떨리는 일

 

여성과 노동자의 권리가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여성은 힘의 약자로, 노동자는 비정규직 또는 파견직이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과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로 취급받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과연 ‘여성노동자’의 모습은 어떠한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문제로 3년 넘게 투쟁해 온 기륭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에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부당해고의 불안감을 견디다 못해 결국 단식으로 부당함을 알릴 수밖에 없었던 기륭여성노동자들. 이들과 함께 부당한 현실을 알리고 개선해가겠다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이정희 국회의원을 만나 그녀가 단식투쟁에 동참한 이유와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조금은 스산한 기운이 감돌며 비가 내리던 오후,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9일째 단식투쟁중인 이정희 의원은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법한데  ‘공감’을 좋아한다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민변 출신의 젊은 여성 국회의원 

민변 시절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해 왔던 이정희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계기를 먼저 이야기해 주었다. 

“파견근로자법을 위반한 업주들이 500만원 정도의 벌금만 내고도 고용의무를 회피하는 것을 보며 이 법이 매우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어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상한 마음과 눈물을 통해 다시금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로서 법을 통해 이들을 대변할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법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국회의원이 된 이상 이들을 위한 동행을 계속 하라는 모든 이의 뜻이라고 여겨 이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인권문제를 변호하며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상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국회에 입성하고 통계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정희 의원은 ‘법이 왜 이렇게 잘못 되었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벌금만 내면 쉽게 업주의 책임이 면제되는 파견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여성노동자들 대부분이 본인과 같은 30-40대로 같은 세대라서 더 가슴이 아프다며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 최선을 다해 이들의 고충을 해결해 가고 싶어 했다.  또한 국회의원이 되어 본인의 움직임으로 여론을 만들 수 있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표현할 수 있어 좋지만 반면에 교섭단체로 움직이는 국회에서 발언권 하나 얻기 힘들고 운영에 적극 참여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익활동 = 가슴 떨리는 일 

이정희 의원은 공익이란 ‘같이 살고 있다는 느낌’ 인 것 같다고 했다. 같이 산다는 것은 약자를 포함한 어느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그런 느낌을 가져서도 안되는 것이란다. 사람은 강자와 약자로 나뉜 것이 아니며 누군가가 군림하는 것도 아닌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기회가 보장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 단지 가슴이 떨리는 일을 하는 것 뿐입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누군가 떠민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우리가 같이 살고 있다는 느낌이 민주주의이며 함께 손을 잡고 살아가고 이러한 노력이 모여서 공익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비정규직 문제는 국제, 외교, 민생 등 많은 국가 현안 중 한 사안 일 뿐이며,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시급한 문제도 아니고, 완벽하게 해결되기도 힘들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륭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아픔은 잘못된 비정규직법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며 다른 노동자들도 똑같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 뻔하다. 그녀는 본인의 단식투쟁은 고작 며칠 동안의 일이지만 기륭여성노동자들은 60일이 넘는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며, 이들의 잃어버린 꿈을 생각하면 괴로움이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비정규직법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ς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이 결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아닌 것 같아요. 일본의 경우 파견계약직이 일반직에도 확대되면서 사회문제로 크게 불거져 나오는 것을 볼 때 과연 비정규직의 확산만이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정답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신자유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노동의 유연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을 옹호하지만 일본의 사례 및 네덜란드 역시 비정규직에게는 위험수당으로 1.5배 많은 월급을 주는 것을 볼 때 과연 지금과 같은 비정규직법이 정당하며 어떻게 한국에서 이 법이 적용되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미국식 경제체제를 무조건 신봉하고 그것이 세계화의 흐름이라고만 말하기보다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현실을 보고 많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정희 의원은 많은 사람이 비정규직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은 분명 우리에게 존재한다며 우리사회가 좀 더 인간적인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비정규직 문제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투쟁해봤자 해결되지 않는다’와 같은 생각에 우리가 많이 젖어 있는 것 같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분명히 긍정적인 결과가 따를 것이므로 모두가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가슴 떨리는 일을 온 몸으로 말하고 있는 이정희 의원. 그녀가 진정으로 꿈꾸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취재: 7기인턴 이민하, 이혜원
글: 7기인턴 이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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