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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쁨’과 ‘뿌듯함’ 이 꽃처럼 활짝 피다_김동율 기부자

 

2007년 5월 29일 화요일, 한방병원에 입원 중이던 나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나는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도 기억나는 거라고는 ‘공감’, ‘원고청탁’ 등 몇 가지 단어들뿐이었다. 병원 퇴원 후에 메일을 확인하고 나서야 내가 무슨 일을 한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때의 심정이란…

2000년에 군대를 제대한 나는 그해 총선에서 시민 단체와 시민들의 힘을 보았고,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민단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 이전까지는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도 관심만 가지는 정도였다.

외환위기 이후부터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의 바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군 제대 후 복학을 포기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 내가 속한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일로 인해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언론을 통해 ‘아름다운재단’을 알게 되었다. 시민단체들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위해 모금을 하는 단체, 시민단체들을 돕는 단체였다. 그때 나는 ‘이거다’ 라고 생각했다. 내가 직접 참여해서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기부를 통해서 내가 고민해온 문제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특별히 기부자의 관심에 따라 지정해서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느낌이 오고 확신이 섰다면 이제 남은 것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 뿐.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어느 곳에 기부를 할지 찾아보던 중 ‘공익변호사기금’을 알게 되었다. 재단에서 공익적인 활동을 위해 만든 변호사그룹. 그리고 이들의 활동을 후원하는 기금. 그때까지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았을 때,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가장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은 법 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공익을 위해 일하는 단체가 있다고 하니, 나는 후원을 위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처음부터 꾸준히 그리고 정기적으로 기부를 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생각날 때만 기부를 하던 중에, 여기저기서 가끔씩 ‘공감’의 활동소식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마다 나의 가슴 속에서 조금씩 ‘기쁨’과 ‘뿌듯함’ 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으며, 이런 감정적인 경험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내게는 그 무엇보다도 좋은 활력소가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정기적인 후원을 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나눔에 대한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은 종교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첫 나눔의 시작도 종교활동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종교활동을 통한 나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내가 속한 사회에는 나와 다른 종교인들도 있고, 비종교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있음으로 나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또 다른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 그리고 공감 덕분에 그 방법을 적절한 시기에 알게 되었으며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일이나 기쁨을 나누는 일을 하려고 할 때도 다 때가 있는 것일까? 그건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나부터 좋은 씨앗과 기쁨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다면, 이들이 점차 싹트고 자라나서 언젠가는 거두어 누리게 될 것이다.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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