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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의 변] 공익제보를 말릴 수밖에 없는 이유




 




어떤 분이 찾아와서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심각한 비리가 자행되고 있고, 가만히 있는 것은 그 동안 살아온 원칙이나 양심상 도저히 허락되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담해 온다면 망설임 없이 가만히 계시라고,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이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실 필요는 전혀 없다고 조언할 것이다. 왜냐하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직을 배신한 사람,” “혼자서 튀고자 하는 사람,” “혼자서 잘난 척 하는 사람,”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사람”으로 몰리게 되는 것은 물론, 조직의 철저한 응징을 받게 되므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것은 물론, 일 대 백의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와 같은 각오는 누구에게도 요구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는 상당한 예산을 들여가며 국민권익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직자의 직권남용이나 국가예산 등과 관련된 공익제보의 경우, 이를 이유로 징계조치 등의 신분상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금지되며, 신고자가 불이익을 당한 경우에 해당 신고와 관련하여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규정까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상은커녕 원상회복까지의 길은 멀고도 험하고, 신고 된 비리에 대해 취해지는 조치는 최소한도에 그치기 일쑤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아직도 비양심을 덮어주는 수준을 넘어 비양심을 “강요”하는 사회인 듯하다. 그러나 그러한 방식으로 세워진 “질서”는 겉에서 보기에는 평온해 보일지 몰라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 정말로 튼튼한 사회는 투명하고 공정한 원칙 위에 세워진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며,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부패방지법에서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인데, 현실에서의 전개양상이 너무나도 다름은 그저 안타깝고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익제보자만큼 공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신 분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분들이 받는 대우가 바로 우리 사회의 건강을 재는 척도일 텐데, 작금의 현실을 볼 때 우리사회가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글 _ 박영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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