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홀복을 아시나요?

제가 현재 파견이 되어 나가고 있는 단체 중에 새움터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새움터는 성매매피해여성과 기지촌 여성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그들을 위해 쉼터를 제공하고, 상담을 하고, 자립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새움터에서의 현재의 고민거리 중의 하나가 바로 홀복 문제입니다.
홀복은 유흥업소에서 업소여성들이 입는 작업복(?)을 말합니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고서부터 주로 문제가 되었던 업주에 대한
*선불금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집창촌의 업주들 중에는 업소 여성들에 대한 선불금을 포기한 업주들도 많고, 이전업주에게 건내주었던 선불금이 아깝다거나 도망간 업소여성이 괘씸하여 선불금 사기로 고소를 하거나 민사상 대여금반환청구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여성단체의 도움을 통해 상당수는 형사에 있어서 무혐의처분을 받고 있고, 민사에 있어서도 업주가 패소판결을 받는 예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지원단체들의 고민은 이제 업주에 대한 선불금 문제에서 파이낸스 내지 사채업자에 대한 선불금의 문제와 선불금 이외에 업소에 있으면서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홀복과 화장품 대금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로 옮겨져 있습니다.

유흥업소에서는 마담이 여성들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데 마담은 여성들에게 계속하여 새로운 홀복과 화장품을 구입할 것을 요구하고, 그러한 요구에 따르지 않는 여성에게는 룸에 들여보내지 않아 선불금을 갚을 유일한 통로를 막아버리는 수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소의 여성들은 넘쳐나는 홀복을 계속적으로 구입하여야 하고, 마담은 손님과 업주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홀복업체에 일정한 반대급부를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홀복이 선불금과 같이 성매매특별법에 의하여 성매매에 관련된 채권으로 보아 무효로 보기에는 무리한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업소에 홀복을 제공하는 업자가 홀복이 성매매에 관련되는 것을 알면서 홀복을 공급하였다는 점을 여성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고, 그 부분이 입증이 되더라도 업소에서 입는 홀복을 성매매에 관련된 채권으로 보아 무효로 할 수 있을지에 관해 법원의 판단이 어떠할지도 아직 의문입니다.

하지만 성매매피해여성들은 그러한 홀복대금과 화장품 대금으로 인하여 선불금이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성매매현장에서 탈출을 하더라도 홀복․화장품 값을 갚아야 해서 다시 성매매로 유입이 되기도 합니다.

업소의 여성들이 사치가 심하여 그처럼 많은 옷을 구입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업소에서 입는 홀복은 누가 보더라도 업소 밖에서 입기에는 힘든 옷들이 많습니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혹은 등이 깊이 파인 옷을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성매매가 그곳을 이용하는 남자들로서는 당당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고,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로서는 수치스럽고 더러운 일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모순된 현실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선불금의 문제 : 업주들이 차용증의 명의를 본인 명의로 하지 않고 사채업자나 파이낸스 회사의 명의로 하여 성매매피해여성의 선불금이 성매매에 관련된 채권으로 보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공감지기

연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