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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등급분류결정처분취소 승소_2010년 9월 16일

서 울 행 정 법 원


 



제 7 부


 



판 결


 




 


사         건  :  2010구합5924 청소년관람불가등급분류결정처분취소


 


원         고  :  청년필름 주식회사


                    서울 종로구 명륜동2가 21-26 3층


                    대표이사 김00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서연


 


피         고  :  영상물등급위원회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단지 1602 4층, 5층


                    대표자 위원장 지명혁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성


 


변 론 종 결  :  2010. 08. 19.


 


판 결 선 고  :  2010. 09. 9.


 


 




1. 피고가 2009. 12. 14. 원고에 대하여 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분류결정처분을 취소한 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가. 원고는 영화 기획 및 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대 초반 남성들의 동성애를 다운 ‘친구사이’란 제목의 영화(감독 김광수, 이하 ‘이 사건 영화’라고 한다)를 제작하여 2009. 12. 12. 피고에게 ‘15세 이상 관람가’의 상영등급분류 신청을 하였다.


                                                        


1. 처분의 경위


나. 이에 피고는 2009. 12. 14. 이 사건 영화에 대하여 ‘영상의 표현에 있어서 신체노출과 성적 접촉 등의 묘사가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어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라고 판단하고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진법’이라고 한다) 제29조 제2항 제4호 및 영진법 시행령 제10조의2 제1항. {별표2의2} 제 4호 등에 따라 ‘청소년 관람 불가’읭 등급분류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감제1,2호증. 울제7,8,9호증(기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되는 영진법 제29조 제2항 제4호 및 영진법 시행령 제10조의2 제1항, [별표 2의2] 제4호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규정은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및 피해 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및 청소년의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헌의 소지가 있다. 그러므로 위 규정들은 헌법에 부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적용되어야 하는 점, 이 사건 영화에서 선정적 장면이 성적인 욕구를 자극할 정도로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분에 이른 것은 동성애에 대한 차별적 관점과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이를 남용하여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



동성애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영화는 성적 정체성이 미숙한 청소년의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이를 수용하거나 소화하기 어려워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건전한 사회윤리, 선량한 풍속 및 사회통념 등에 비추어 보아도 청소년이 이 사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또한 주인공인 두 남자가 2분여 동안 진한 키스를 하고 상체를 혀로 햝으며 격렬히 애무하는 장면이 묘사되는 등 영상의 표현에 있어서도 선정성․모방위험의 요소가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며 노골적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영화는 영진법 및 영진법 시행령 등이 규정한 ‘청소년 관람불가’의 등급 분류기준에 부합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소년들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인 “소년, 소년을 만나다”(2008년 개봉, 상영시간 35분)를 제작한 김광수 감독이 위 영화의 후속편으로 만든 이 사건 영화는 전체 상영시간이 54분인데, 본 영화 29분과 메이킹 필름(making film :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제작 과정을 담은 영화) 25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영화는 주인공인 ‘석이’가 군 복무중인 애인 ‘민수’를 면회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20대 초반 남성 동성애자들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2) 이 사건 영화에서 주인공이 애인을 면회가서 면회신청서의 관계관에 ‘애인’이라고 적었다가 이를 지우고 ‘친구’라고 적는 장면, 공교롭게도 같은 날 면회를 온 애인의 어머니에게 애인이라고 밝히지 못하고 친구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3) 그리고 두 주인공이 여관에서 어머니와 함께 잠을 자게 된 후 잠든 어머니 곁에서 서로의 성기에 손을 대고 키스를 하려다가 어머니의 잠꼬대에 멈추는 장면이 있고, 이어서 다음날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주인공이 여관방으로 돌아가 키스를 하고 서로 옷을 벗기면서 가슴을 비롯한 상체를 혀로 애무하는 장면이 약 2분여 동안 나온다. 그러다 지갑을 가지러 다시 여관방으로 돌아온 어머니가 위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주인공들의 관계가 단순히 친구사이가 아닌 애인사이임을 알게 된다. 고민 끝에 두 사람의 관계를 당당히 밝히기로 결심한 민수가 휴가를 나와 석이의 손을 잡고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도중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장에서 서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본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4) 이 사건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상영등급 심의를 받은 영화인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15세 이상 관람가’의 등급을 받았는데, 영화 중에는 왕과 왕후가 알몸으로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두 카우보이의 동성애를 애틋하게 묘사하여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미국 영화인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 역시 국내에서 2005년경 피고로부터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분류를 받아 상영된 바있다. 그리고 근래에는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인 ‘인생은 아름다워’가 ’15세 이상 시청가’로 공중파 TV로 방송되고 있따.



 


(5) 이 사건 영화가 개봉될 당시 영화주간지에서의 평가는 아래와 같다.


 





 





 


 


 


 


 


 


 


 


 


 


 


(6) 한편,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김광수 감독이 직접 메이킹 필름에 출연하여 이 사건 영화를 제작한 과정을 보여 주면서 제작 의도, 이 사건 영화의 사회적 의미 등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이 사건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20대 남성 동성애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밝고 유쾌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7) 이 사건 영화는 2009년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와이트앵글부문 공식초청작으로서 ’12세 미만 관람불가’의 등급으로 상영되었고, 2009년 제35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국내단편 초청작으로서 ’15세 미만 관람불가’의 등급으로 상영된 바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계3,4,5,8,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VD 검증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영화의 자유를 포함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체제에 있어 불가결한 본질적 요소이고,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소통함으로써 스스로 공동사회의 일원으로 포섭되는 동시에 자신의 인격을 발현하는 가장 유효하고도 직접적인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다른 기본권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영화의 제작·상영은 헌법 제22조의 예술의 자유로도 보호된다 할 것인데, 영화는 문학·연기·영상·음악·미술 등이 함께 어우러져 인간의 정신활동을 표현하는 종합예술로서 그 가치와 내용은 ‘상영과 관람’이라는 방법에 의하여 공표되고 전달되는 것이므로 상영 및 관람의 자유는 영화의 자유의 본질적 요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영화의 내용은 관람자의 시청각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강렬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매우 크고 일단 상영된 뒤에는 그 효과를 바로잡기 어려우므로, 법률에 위반하거나 청소년의 관람을 조정하도록 할 필요가 어느 정도는 인정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영화의 상영등급분류를 통해 상영 및 관람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제한되게 되고, 영화제작자 등이 상영등급분류를 의식하여 영화내용을 스스로 수정·삭제하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여지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영등급분류에 관한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영화의 자유의 본질적인 부분이 침해되지 않도록 이를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 이다.



 


(2)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데, 앞서 본 사실 및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름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영화는 영진법 시행령 제10조의2 제1항, [별표 2의2] 제4호 소정의 ‘청소년 관람불가’로 상영등급분류하여야 할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할 것으로, 이 사건 처분은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관련 법령의 위헌 여부 등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가) 이 사건 영화가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동성애를 직접 미화·조장하거나 성행위 장면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장면은 없다. 원고는 본 영화와 메이킹 필름을 함께 제작·상영함으로써 20대 초반 남성 동성애자들이 겪는 현실 문제를 공유하고자하는 감독의 제작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영화를 관람하는 청소년들에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성적 자기정체성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교육적인 효과도 제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동성애를 내용으로 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청소년의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으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단정할 수 없고, 앞서 본 이 시건 영화의 내용과 표현 정도에 비추어 동성애에 관한 정보의 제공이 다수의 청소년들에 있어서 성적 상상이나 호기심을 불필요하게 부추기고 조장하는 부작용을 야기하여 인격형성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이 사건 영화에서 잠든 어머니 옆에서 주인공들이 키스하려다 멈추는 장면, 여관방에서 옷을 벗기면서 애무하는 장면, 광장에서 키스를 나누는 장면 등이 나오지만, 이는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의 특성상 영화감독이 그 주제와 전개상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매치한 것으로 보이고, 그 표현에 있어서 성행위를 직접적으로 노골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았다. 또한 위와 같은 장면을 영화에서 비중 있게 집중적으로 묘사한 것도 아니어서 그러한 묘사만으로는 청소년의 성적 욕구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정도로 선정적이라거나 모방위험의 요소가 지나치게 구체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밖에 신체가 완전히 노출된 장면이나 성기의 결합장면, 성기를 클로즈업한 장면은 이 사건 영화에서 아예 나타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영화에서의 표현의 정도가 ’15세 이상 관람가’의 등급분류를 받은 다른 영화에서의 그것에 비하여서도 선정성 및 모방위험 등의 요소에 있어서 더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며 노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한편, 동성애에 관하여는 이를 이성애와 같은 정상적인 성적 지향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사회적인 분위기 역시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으며, 영화에 비하여 훨씬 더 접근성과 파급력이 큰 TV에서도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가 ’15세 이상 관람가’의 등급으로 방송되고 있다.



 


(마)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하여 그에 관한 정보의 생산과 유표를 규제하는 경우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의 인격권·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바) 이 사건 영화가 몇몇 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되었고 어느 정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영화를 인간의 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인 성표현으로 오로지 동성애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전체적으로 보아 하등의 예술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한 영화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광법


          판사 김우현


          판사 이동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