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 외국인보호소# 외국인보호소고문사건# 이주민인권# 인권

“M과 함께한 시간, 앞으로 나아갈 길” –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대응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종료 공유회

2021. 9. 29. ~ 2024. 3. 14.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보호외국인에 대한 ‘새우꺾기’ 등 고문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대책위원회가 만들어 지고 활동한 시간입니다. 2024. 3. 14. 약 3년의 여정을 함께 했던 사람들, 그 여정을 지켜봐 왔던 사람들이 모두 모여 ‘활동종료 공유회’를 가졌습니다. 그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사진 설명] 왼쪽) 공유회 웹자보 / 오른쪽) 활동 종료 공유회를 마치고 대책위원회

 

2021년 6월 경, ‘외국인보호소에서 고문을 당했다’는 제보를 접한 뒤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법원 증거보전 절차를 통해 CCTV를 확보하고, 법무부와 면담을 했습니다. 증거가 확실하니 고문의 피해자를 외국인보호소에서 나오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무너진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진정을 하며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때 모인 이주ㆍ난민인권단체 활동가, 연구자, 변호사들이 함께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사진 설명] 2021년 9월, 첫 기자회견

 

십 수 개의 단체가 모인 규모가 큰 대책위원회였기 때문에 피해자 지원팀/기자회견ㆍ법무부대응팀/연구팀 등으로 세세한 역할분담을 하였고, 대책위원회의 목표도 세웠습니다.

1.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고문 등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하여 피해자를 지원하고
2. 외국인 보호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3. 책임자 처벌, 관계당국의 공식 사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간다.

지금 돌아보니 대책위가 함께 세운 목표 중 대부분을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 피해자 지원의 경우, 고문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관계 직원을 경고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결과(국가인권위원회 21진정0451000·21진정0477800 병합) 및 당사자에 대한 보호를 해제할 것을 권고하는 결과(국가인권위원회 21진정0520600)를 이끌어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해당사자를 상대로 제기된 형사 고발을 조력하였고, 지금은 법무부를 상대로 하는 국가배상청구 소송(서울 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79759 사건)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국가배상 청구 소송 기자회견 (사진 제공 : 대책위)

 

  1.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안의 공론화의 경우, 대책위는 3년 간 사안을 알려야 하는 순간, 잘못된 제도변화의 시도가 있는 순간, 문제제기가 필요한 순간 등 외국인보호소와 관련된 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총 10차례가 넘는 기자회견ㆍ토론회ㆍ증언대회 등의 대중행사, 총 3번의 모금, 서명 등 대중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사건을 공론화하는 데 힘썼습니다. 이러한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수없이 많은 언론보도가 되었고, ‘외국인보호소’라는 곳의 존재, 그리고 그곳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행위들을 한국사회에 각인시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사진 설명] 왼쪽)출입국관리법 63조 위헌결정 촉구 시민 6,000명 서명 전달 사진 / 오른쪽) 출입국관리법 63조 위헌결정 촉구 기자회견  (사진제공) 대책위

 

  1. 책임자 처벌, 관계당국의 공식 사과, 재발방지 대책의 경우, 일부분 성과도 거두었으나 아직 아쉬운 점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대책위의 끈질긴 문제제기와 공론화 과정에서 외국인보호소 내 독방구금의 시간에 명확한 제한이 생겼고, 다시는 ‘새우꺾기’같은 고문이 일어나지 않도록 장비사용에 대한 규격, 요건, 방법 등이 세세하게 명시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외국인에 대해 ‘무기한 구금’을 가능하게 했던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는 놀라운 일도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 2023. 3. 23. 선고 2020헌가1, 2021헌가10(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하지만 정작 이 모든 변화의 계기를 제공한 고문의 당사자에게 정식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해자인 국가는 사과나 배상은커녕 피해자를 형사고소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퍼뜨리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관련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뼈아프게 남은 과제입니다.

이번 활동종료 공유회에서는 17년 전 여수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하신 분들에 대한 추모의식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다른 나라에 가 있는 새우꺾기 피해 당사자이자 동료활동가인 M의 메시지를 함께 읽고, 지난 3년 간 대책위가 기획한 모든 현장에 함께 해주었던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M을 위해 작곡한 “Freedom & Justice”를 함께 불렀습니다. 그간의 활동, 지금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없는 M을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동료들도 있었습니다.

대책위의 목표와 과제를 톺아보며, 향후에 어떤 활동으로 이어갈 것인가를 논의했습니다. 여전히 외국인보호소에서는 석연치 않은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인권침해를 제보해 오는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제도를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시도들도 감지됩니다. 결국 새우꺾기 고문사건 자체를 둘러싼 법적 과제와 더불어 외국인보호소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도 멈출 수 없을 것이란 결론이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한 3년이었습니다. 피해자로 만났지만 결국 동료 활동가가 된 M, 변호사ㆍ연구자ㆍ활동가ㆍ학생 구분할 것 없이 타인에 대한 고통에 공감하며 진정으로 ‘함께’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대책위 동료들 덕분에 지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새우꺾기 고문사건으로 시작된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은 이날로 종료하였지만, 우리는 외국인보호소, 이주민 구금과 관련된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명칭과 활동범위,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감도 그 여정에 함께 하려합니다. 이번엔 얼마간 이어질지 알 수 없는 다음의 활동도 꾸준히 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설명] 종료 공유회 전체 그림 (사진 제공: 대책위 삼일)

김지림

# 국제인권센터# 성소수자 인권

연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