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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공감20주년# 복지# 홈리스# 홈리스행동

[공감20주년 X 홈리스행동] 상담원, 활동가, 변호인이었던 공감의 20주년을 축하합니다!

상담원, 활동가, 변호인이었던 공감의 20주년을 축하합니다!

 

공감, 20년 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실, 제게 “법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이라는 공감의 소개 글은 매우 생소했습니다. 홈리스를 비롯한 빈민에게 법은 늘 멀거나, 어렵거나, 가혹한 것 이었기에 세상을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홈리스에게 공감은 ‘상담원’이었습니다. 

빈곤과 노숙으로 하강하며 홈리스들은 많은 법률 문제를 떠안습니다. 전두환 씨의 차남 전재용 씨가 ‘노숙인’ 명의의 계좌로 비자금을 관리했듯, 홈리스들은 특히 명의범죄의 표적이 돼 왔습니다. 대포차, 바지사장, 부동산 명의신탁, 위장결혼… 그 유형도 수법도 피해도 다양했고 해결은 난망했습니다. 공감은 2012년부터 두 해 동안 홈리스 법률상담을 진행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법률상담 활동을 마친 후에는 ‘홈리스 명의도용 실태조사’를 함께 진행하여 명의범죄 실태의 중대성을 알리고 예방, 대응 방법을 정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활동은 이후 여러 기관과 장소에서의 홈리스 법률상담,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홈리스 법률지원 매뉴얼’ 발간과 같이 홈리스 법률지원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설명] 왼쪽) 2013년 매주 1회, 홈리스행동에서 진행된 홈리스 법률상담에서 상담하고 있는 차혜령 변호사 / 오른쪽) 2014년 홈리스 유인 입원 병원을 인천지검에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박영아 변호사 _ 사진 제공 : 홈리스행동

홈리스에게 공감은 법·잘·알 ‘활동가’였습니다. 

법은 때때로 홈리스를 공격하는 도구였습니다. 2011년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안전법」을 들어 서울역 내 홈리스를 퇴거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도로법」은 행정대집행 절차를 생략한 채 일상적으로 거리 홈리스의 짐을 폐기 처리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노숙인복지법」 등 복지지원을 규정한 법률은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을 규정력 없는 임의조항으로 열거할 뿐입니다. 배제를 위한 법은 가깝고 지원을 위한 법은 멀기만 한 상황에서 홈리스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만났습니다. 지역주민들로 병상을 채울 수 없는 일부 요양병원들은 서울역, 영등포역 등지의 홈리스들을 유인 입원시켜 연간 수십억 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부정 수급 하였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거리 홈리스를 퇴거시키는 것도 모자라 지하도에 “대소변을 보는 노숙인을 신고하라”는 게시물을 부착해 홈리스에 대한 경멸과 혐오를 조장하였습니다. 끝도 없고 셀 수도 없는 이러한 차별과 혐오의 공격에 공감은 법을 잘 아는 활동가로 역할을 나누었습니다. 홈리스를 유인입원 시켰던 O병원은 폐업하였고 병원장은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유사 행위를 저지른 요양병원들을 조사하고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 유인입원 근절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노숙인 혐오를 조장하는 게시물 부착은 노숙인에 대한 인격권 침해’라며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철도공사에 직무교육과 해당 사례 전파를 실시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홈리스에게 공감은 ‘변호인’이었습니다.

거리에서 생활하던 한 여성이 사라졌습니다. 홈리스 동료와 그이를 만나던 활동가들은 소문을 좇고 발품을 판 결과 그가 평소 그를 노리던 한 남자에 의해 무참히 살해 당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찰, 검찰, 병원과 같이 죽음의 실체를 알고 있는 기관들은 고인의 죽음을 알고자 하는 동료와 활동가, 언론의 접근을 차단하였고, 고인의 형제자매에게도 사건의 일부 만을 공개하였습니다. 노력 끝에, 두 차례의 공판이 진행된 이후에야 공감은 피해자 변호인으로 재판에 개입할 수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중형이 확정 되었고, 동료와 활동가들은 고인을 추모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 형제복지원, 꽃동네와 같은 시설, 노숙, 고시원·쪽방에 살던 ㅂ씨는 처음으로 임대주택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범죄 피의자로 구속되었습니다. 중증 지적장애인이었던 그가 골목길 오토바이 소음을 본인을 괴롭히려 낸 것으로 오인해 칼을 들고 나가 소리를 지른 게 화근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를 당시 발생한 강력 사건과 동일시 해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하였고, 피의자 심문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지적장애의 특성에 따른 인지 오류가 부른 사건이었을 뿐, ㅂ씨는 범죄의 의도나 행위 능력도 없었습니다. 공감은 ㅂ씨의 변호인으로 그의 무고함을 변론 했고, 지난 1월 담당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사진설명] 왼쪽) 2023년 피해자 변호인으로 사건을 지원했던 여성 홈리스 ㅂ님의 추모제에서 발언하는 장서연 변호사 / 오른쪽) 홈리스행동 활동가 _ 사진 제공 : 홈리스행동

돌이켜보니 공감 20년의 13년은 홈리스행동과도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여전히 법은 체제 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 기구로 사회운동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피하지 않고, 법을 체제 비판적 관점과 인권의 눈으로 해석하며 잘 맞서는 것도 “법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도 홈리스 운동과 상담원, 활동가, 변호인으로 함께 할 공감을 기대합니다.

글_이동현(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홈리스행동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에서 전환, 2010년 출범한 단체입니다. 홈리스행동은 노숙, 쪽방 등 홈리스 상태에 처한 이들과 함께 아랫마을 홈리스야학, 인권지킴이, 미디어매체활동 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2024년 현재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주거팀,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등에서 공감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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