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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근로기준법# 방송스태프# 취약 노동

그저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촬영할 권리

공감은 2019년부터 ‘드라마 방송제작 현장의 불법적 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의 일원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문화예술노동연대,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연대하여 드라마 제작 현장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로 2022년 6월 27일 방영 예정인 KBS 2tv 드라마 <미남당>을 촬영하는 스태프들이 찾아왔습니다.

6개월 동안 이어진 준비시간과 이동시간, 중간 식사시간을 제외한 하루 13시간, 주4일의 촬영 일정. 스태프들이 새벽 6시 30분 버스를 타고 출근해서 밤12시에 촬영이 끝나고 집에 귀가하면 새벽2시. 결국 하루에 3~4시간도 자지 못한 채 촬영현장으로 복귀해야 되는 날들이 6개월 간 반복되었습니다. 심지어 식사시간도 들쑥날쑥 했습니다. 스태프들은 잠 잘 시간도, 밥 먹을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촬영은 이어갔습니다.

스태프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제작사에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미남당> 제작 스태프들은 5월 30일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를 통해 제작사를 상대로 촬연현장에서 근로기준법 준수를 내용으로 한 노사협의를 제안했습니다. 노사협의 자리에 공감도 함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미남당>의 제작사 중 한 곳인 피플스토리컴퍼니가 나왔습니다. 피플스토리컴퍼니와 함께 <미남당>을 공동 제작하는 KBS의 자회사 몬스터유니온은 피플스토리컴퍼니에 책임을 떠넘기며 노사협의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노사협의 자리에서 노동조합은 근로기준법 제53조를 준수하여 “1주간에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근로시간을 연장하라”는 스태프들의 요구를 전달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인 31일 제작사는 “노사협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노사협의 요구하는 전원에 대해 재계약 거부”를 통보하였습니다.

<미남당>을 촬영해왔던 다수의 스태프들은 5월 31일을 기점으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다만 <미남당> 촬영은 애당초 예상했던 일정보다 밀린 상태였고 대다수의 스태프들은 당연히 남은 촬영을 위해서 재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미남당> 스태프들은 남은 촬영 동안이라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며 촬영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였습니다. 그들의 요구는 그저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촬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태프들의 근로기준법 준수 요구에 피플스토리컴퍼니와 몬스터유니온은 재계약 거부로 대답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어쩔 수 없다. 다들 이렇게 찍는다”며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촬영하는 현장이 어디 있냐”며 앞으로도 살인적인 노동 강도의 드라마 제작 현장들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지킬 수 있을 때만 지키는 법이 아닙니다. 그 위반사항에 대해서 엄연히 형사 처벌까지 가능한, 근로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권리들을 명시한 법입니다. 그러나 피플스토리컴퍼니와 몬스터유니온은 스태프들의 당연한 권리 요구에 재계약 거부로 답했습니다.

제작사의 주장대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채 촬영되고 있는 드라마 제작 현장은 <미남당>만이 아닙니다. KBS를 통해 방영되는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채 촬영되고 있어 공동행동은 작년 9월에 KBS 방영 드라마 제작 현장 6곳을 상대로 근로기준법 위반 고발까지 진행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KBS가 직접 제작하는 <국가대표 와이프>라는 드라마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공영방송인 KBS조차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데 <미남당> 제작사들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KBS는 방송법 제43조 제1항에서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하기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나 KBS는 근로기준법 위반한 드라마 제작 현장을 운영하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제작된 드라마들을 버젓이 방영하면서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가 아닌 위법하게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방송문화가 정착되고 지속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공감은 <미남당> 제작 스태프들과 연대하여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 또한 제작사들이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법 위반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KBS를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들이 그 결과에 있어서만큼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어서도 적법하게 촬영된 드라마만을 방영하여 공영방송의 책임을 다할 것을 공동행동 소속 단체들과 연대하여 요구할 것입니다.

 

스태프들의 근로기준법 준수 요구에 재계약 거부로 대답한 <미남당> 에 대한 공감의 입장

[관련 기사] PD저널/노동시간 단축 요구한 ‘미남당’ 스태프 10여명 재계약 거부당해 …노조 “실질적 해고”

강은희

# 취약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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