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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법 교육·중개

[월례포럼]행복을 향한 길, 녹색 정치 – 더 이상의 GDP 지향적인 삶은 그만! 이젠 우리들의 정치가 필요한 때~!


 



 지난 1일 화요일 아름다운 재단 대회의실에서 우리나라의 녹색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의 녹색 정치에 관한 강연이 있었다. 녹색당이 2011년 연말에 창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서 이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모여 녹색당이 무엇이며, 지향하는 가치 그리고 필요성에 대해 함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어서 새롭고 유익했다.


# 나는 행복한가?

 ‘나는 행복한가?’ 하승수 변호사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끝없는 경쟁에 치여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며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볼만 한 질문이다. 내가 이 질문에 확고하게 ‘그렇다’라고 대답한다면 거기엔 어느 정도의 거짓이 섞여 있을 것이다.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가거나, 교외로 맑은 공기를 쐬러 갔는지 기억조차 어렴풋하다. 도대체 우리의 행복을 위해선 어떠한 정당이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들어보기로 했다.

# 핵이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인 세 가지는 무엇일까? 아마도 경제 성장 속도나 노동 시간, 아니면 사교육 지출비율 등이 생각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무엇일까? 이는 바로 1) 청소년들이 가장 불행한 나라, 2)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그리고 3) 세계 1위의 핵발전 밀집도 라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불행도와 최장의 노동시간은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데, 청소년들은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점점 클수록 행복도가 떨어졌고,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였을 때에도 너무나 낮은 수치였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는 횟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왔고,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은 일본 다음으로 높았다. 

 노동 시간의 경우, OECD 연간 평균인 1,764 시간보다 무려 오백 시간이나 높은 2,256시간으로 나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OECD평균보다 두 달 정도 더 일을 한다는 것인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으로 국민들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향유하기 어렵게 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하승수 변호사의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핵 발전 밀집도가 1위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일까? 우리나라의 면적은 그다지 넓지 않음에도 불구 현재 4곳에서 21기의 원자력 발전설비가 가동되고 있다. 그리고 34기를 더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집도이다.(개수로는 5위이다) 이렇게 높은 밀집도를 지닌 우리나라에서 핵 사고가 생겼을 경우 그 위험성은 치명적이다. 

 방사능의 경우, 이는 바람을 타고 가기 때문에 사고 현장으로부터 20km나 30km 밖으로 떨어진 곳이 안전하다고 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재난대피 매뉴얼에서 20-30km밖에 사는 사람들을 대피시키지 않는 이유는 대도시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대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엄청난 보상금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방사능이 노출된 지역에는 100년 동안 사람이 살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핵 발전과 행복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걸까?


 핵개발은 또한 우리가 먹는 수산물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세슘이란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방사능의 주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가까이에서 잡혀 수입되는 대구 속에서 세슘 성분이 검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허용 기준치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며 수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사실 방사능에는 허용 기준치가 없다고 변호사님은 말씀하셨다.

 WHO가 정한 위험 수치는 ‘10’이지만 우리나라는 370으로 정해 놓은 것이다. 이는 의학적 지식이 아닌 행정관료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나라 내에서 문제와 논의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정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셨다. 암을 발생시키는 세슘이 우리 음식에 들어가 있는데도 기준치보다 낮아 상관이 없다니, 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일인가? 


# 핵연료 보관의 부담

 원자력 발전 후에 나오는 폐연료봉은, 10만년 동안 보관해야 안전하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안전하게 이를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아직 없으며, 핀란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폐기물 처분장을 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또한 100년에 걸쳐서 진행되고 있으며 언어학자와 심리학자도 동원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흥미로웠다.

 10만년 동안 열리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10만년 후의 언어가 현재의 언어와 같다고 확신할 수 없으므로 언어학자의 도움이 필요하고, 인간의 열고 싶어 하는 심리 때문에 이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를 논하기 위해 심리학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웃기지만, 그만큼 핀란드에서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나는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우리나라는 현재의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공론화를 미루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세대는 현재의 청년과 청소년 세대이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이 문제를 더 진지하게 논의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더 이상의 GDP 지향적인 삶은 그만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행복 지수가 낮은 것인가? 딱히 GDP가 낮지도 않은데 말이다. 이는 곧 GDP와 행복 지수가 무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예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세계2차대전 이후 미국의 1인당 GDP는 세 배로 증가했으나 삶의 만족도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이제는 GDP 중심적인 사회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소득에 비해 삶의 질이 높은 나라들을 보면, 경제 성장만을 국가의 목표로 하지 않는다.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위해 독일, 스위스와 벨기에는 2030년까지 핵발전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얘기를 하시며 하 변호사는 더 많은 성장이 아니라 더 행복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후세대의 정치를 통한 문제 해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핵 문제만 놓고 보아도 이는 청소년, 청년들과 많은 관련이 있다. 2030년만 되어도 현 운용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시설 21기중 16기의 수명이 다해서 뒤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를 처리해야 하는 부담은 모두 현재의 청년, 청소년 세대로 넘어가게 된다. 처리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20조원 중 현재 정부가 모은 것은 4000억 정도이다. 그나마도 계속 사용하고 채워 넣는 형태로 운용되어 2030년까지 겨우 1조원정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소는 현재 공기업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를 해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경제의 주역이 될 10대, 20대나 30대가 추후에 더 많은 세금을 내어 해결을 해야 한다고 하며 그나마 이조차도 원자력발전관련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의 금액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살펴보니 머지않은 미래에 이 문제가 우리 세대에게 얼마나 큰 부담으로 남게 될지 생각만으로도 아찔했다.


# 이젠 우리들의 정치가 필요한 때

 녹색당이 이러한 활동을 대의정치의 틀 안에서 구현하려고 하는 것은 권력 획득을 위해서가 아니다. 하승수 변호사는 정치권에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통해서 정책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당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선거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집중도는 일반 시민운동에 비해 10배정도의 효과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녹색당이 지향하는 가치는 일상의 참여의 정치이다. 일반 국민 개개인의 정치참여의 플랫폼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이나 소수자, 그리고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로의 변동을 꿈꾸고 있다고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계층의 많은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정치가 나와는 유리된 영역의 어렵고 복잡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 더 이상의 지체는 있을 수 없다


 여러 면에서 이번 강의는 새로운 차원의 강의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나라 국민 중 대부분이 평화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모두 북유럽이나 영미의 선진 국가들을 떠올리고 마치 그 나라들을 이상적인 꿈의 나라로 생각하여 부러워하기만 하지, 정작 우리나라를 그렇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라 본다. 사실 생각을 해 보면, 행복이라는 것은 거대담론에서가 아닌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것인데도 말이다. 하루하루를 즐기며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행복을 느끼려면, 하루 빨리 녹색 정치가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야 한다. 기존의 기득권층이 아닌 나라의 장래를 담보하고 있는 미래의 꿈, 젊은 층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푸른 사회가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오늘도 푸른 초원과 황금빛 들녘을 꿈꾸며 하나의 작은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세상을 위해 우리의 마음과 우리사회에 녹색의 씨를 뿌리는 상상을 하며 길을 나선다.



글 _ 원보라(공감 14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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