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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부자 인터뷰] 행복한 세상을 향한 희망의 홀씨-김동율 기부자님



 


누구나 한번쯤은 하얗고 보송한 민들레 홀씨에 입김을 불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작은 바람에도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홀씨들이 어딘가에서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틔울 것이라는 믿음을 담아서……. 민들레처럼 세상을 향해 희망의 홀씨를 날리는 김동율 기부자를 만났다.


 


마침 공감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김동율 기부자가 기부를 시작한지 5년하고도 하루째 되는 날이었다. 언론을 통해 ‘아름다운재단’을 알게 되었고, 기부자의 관심에 따라 지정기부를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그는,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어느 곳에 기부를 할지 찾아보던 중 ‘공익변호사기금’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까지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았을 때,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가장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은 ‘법’이었어요.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공익을 위해 일하는 단체가 있다고 하니, 후원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지요.”


 


5년간 한결같이 공감의 벗이 되어준 원동력을 묻자, “아, 벌써 그렇게나 되었나요? 몰랐습니다.”하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기부자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자동이체를 하다보면 잊게 되다가… 통장정리나 뉴스레터를 통해서 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공감이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소식을 접할 때나 구체적인 성과를 낼 때 자랑스럽고 뿌듯하지요. 공감은 제게 좋은 활력소예요.”


 


‘기부’에 대해서도 성실하고 정직한 소신이 담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제게 기부는 의무예요. 살아가면서 사람들 나름대로 내면에 준칙을 만들잖아요. 어느 순간 기부는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의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얻는 소득이 혼자 잘 나서 얻는 게 아닌 만큼, 함께 사는 공동체 사회에서 일정 부분 나눠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기부를 통해서 제가 관심을 갖고, 고민해온 문제를 풀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지요.”


 


김동율 기부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가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2005년 기관사로 입사해서 2년 정도 교번근무를 하던 어느 날 회사에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었고, 이후 약 2년간 병으로 인한 휴직을 하였습니다.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 보니 건강이 악화되었지요. 현재는 복직하여 역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교대근무로 인해 오후 6시 출근, 오전 9시 퇴근이라는 고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병원에서 호스피스로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병원 입원당시 호스피스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힘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필요한데, 그에 비해 평일 낮 시간대 남자봉사자가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계속 하게 됐어요.”  피곤한 시간에 여유롭게 쉴 법도 하건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에 감사해하는 그였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 선뜻 응해준 데에도 개인적인 경험이 깃들어 있었다. “제가 2년간 법무부 시민기자 활동을 했어요. 생활 속에서 느끼는 법질서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깨달은 점이 많았지요. 또, 인터뷰하는 어려움을 잘 아니까요.” 기부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활동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김동율 기부자의 열정이 느껴졌다.


 


공감이 걸어온 길을 함께 한지 어언 5년, 그동안 공감을 지켜본 느낌이나 공감에 대해 궁금한 점은 무엇일까?  “공감이 앞으로 그려낼 비전이 궁금합니다. 물론 큰 틀에서 공익을 위해 일하고 계시지만, 보다 명확한 비전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 봤어요. 오히려 고정된 비전이 없으니까 역동적이고 재량권이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우리나라 법률구조 제도가 많이 미흡하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공감이 개인을 위한 민, 형사상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점이예요. 앞으로 점차 공감의 활동영역이 넓어진다면 사회 속에서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공감에 전하는 조심스러운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정된 자원과 소수의 인원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더라도, 세상의 모든 어려움과 서러움을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 눈빛을 반짝이며 ‘공감’의 활동을 지켜보고 가슴속에 새기면서 ‘공감’처럼 되기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그리고 묵묵히 후원을 하면서 ‘공감’의 활동을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활약을 잔잔한 미소로 기대하는 이들을 위해, 지금과 같이 계속 헌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김동율 기부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관계로, 좋은 뜻을 계속 품고 가자며 어깨동무를 하고 싶은 순간, 어디선가 그 노래가 울려 퍼질 것 같았다.



노래의 선율에 실려 그가 보내는 민들레 홀씨가 뿌리를 내리고 싹 틔우기를 기대하면서…….
 


 


글_11기 박효진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