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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공익법 교육·중개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행복한 삶을 위한 것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이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 타인과의 관계를 잘 맺는 것, 소유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입학한 법대 1학년 시절 아무 생각이 없던 저는 선배동기들 흉내라도 내볼까 하여 고시공부를 해보았지만 영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대학 4년을 보내고 어쩔 수 없이 군에 입대하여 2년을 보냈습니다. 법조인이 되면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군 제대 후 진지하게 사법시험 준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법연수원 입소 후 박원순 변호사(현 서울시장)의 특강을 듣게 되었습니다. 특강에서 박원순 변호사는 공익변호사로서의 새로운 진로를 알려주었고, 그 새로운 진로가 무척 신선하게 느껴져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사법연수원 수료 직전, 용기를 내어 박원순 변호사를 찾아가 진로 상담을 청했는데, 박원순 변호사는 나와 몇 마디 나누어보시더니 아름다운 재단에 일단 출근할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저는 그 제안에 응했고, 그해 12월부터 아름다운재단에 출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이 제 공익변호사로서의 첫걸음이었습니다. 그렇게 공익변호사로서 1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법 1조에 나와 있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는 규정은 참으로 아름다운 문구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사회가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역할이기도 하지만, 변호사이기에 가능한 권능이기도 합니다. 변호사로서 우리 사회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활동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기에 그 일에 동참하고 싶었고, 지금까지 공익변호사로 활동을 있습니다. 그렇지만 변호사 모두가 공익변호사가 될 필요는 없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런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떠한 형태라도 참여를 하는 것이 본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의 하나로 나눔을 꼽고 있습니다. 나눔은 상대방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눔을 통해 얻어지는 행복감은 나눔의 양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나눔 활동에 참여해본 이들은 알 수 있습니다.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기본적으로 내가 가진 법률지식을 공익적인 활동을 위해, 소외계층을 위해 나누는 일입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은 당연히 자발성을 전제로 합니다. 아무리 하고 싶었던 일도 강제로 시키면 반발심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에 변호사 공익활동을 의무화시킨 것에 대해 변호사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변호사들이 사회 대중에게 신뢰를 얻고 사회적으로 주어진 책임을 충분히 수행한다면 이러한 의무조항은 없애더라도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잘 맺는 것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익활동에 참여하다보면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들, 착하고 좋은 분들과 인연 맺을 기회가 많습니다. 착하고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 저 스스로도 더욱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좀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소유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

  변호사 수가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예전처럼 변호사업을 해서 돈을 잘 벌기가 어렵습니다. 1세대 인권변호사이신 한승헌 변호사님은 변호사업에 대해 면기난부(免飢難富: 굶는 것은 면할 수 있으나,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라고 하셨습니다. 변호사로서 돈을 탐하지 말고 직업적 소명에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청년변호사 중에는 변호사 사무실 유지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생계유지하기도 어려운데 무슨 공익활동이냐고 반문하실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변호사의 공익활동이 늘 퍼주기만은 아닙니다. 자기가 맡은 공익활동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공익활동이 생계유지에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는 변호사의 사명 측면에서도 필요로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변호사 직역에 대한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사회발전의 기준이 다양하지만 사회적 신뢰라고 하는 사회적 자본이 사회발전의 척도로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계약을 하면 계약이 지켜질 것이라는 신뢰, 다른 사람도 규칙을 지킬 것으로 믿는 신뢰, 전문직들이 개인이 아닌 사회를 위해 일할 것이라는 신뢰 등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의 형성에서 법률가는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집단입니다.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붕괴되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변호사 직역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확보는 변호사 직역수호 이상으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이런 점에서 변호사의 공익활동은 변호사의 직역 수호활동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의 공익활동을 통칭하는 프로보노(Pro Bono)는 라틴어의 공공선을 위하여(Pro Bono Publico)’라는 단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이때 ‘Pro’는 영어의 ‘in favor(~을 위하여, 찬성하여)’를 의미하고, ‘bono’‘good(좋은, 옳은, 정직한, 건강한)’을 뜻하며, ‘publico’‘public(공공의)’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뜻을 가진 프로보노는 법률가들이 무상으로 법률지원을 하는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프로보노는 결국 공익활동을 하는 나와 공익활동의 지원대상인 당신, 우리 모두에게 옳을 뿐 아니라 좋은 일이고, 그렇기에 건강한 사회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_ 염형국 변호사

 

염형국

# 장애인 인권# 공익법 교육 중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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