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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신지체장애인의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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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주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에서 있었던 상담 사례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엄마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정신지체를 가진 장애인이었다. 성폭행을 한 중년남성의 집을 지나가기를 꺼려하고, 그 중년남성을 마주치면 이상하게 불안해 하는 것이 이상하여 캐물었더니 그 중년남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왔던 것이었다. 자신의 딸이 이웃에 사는 중년 남성으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엄마는 심적으로 고통스러웠고, 결단을 내려 그 중년남성을 강간죄로 고소를 하였다.
고소를 하여 그 중년남성은 구속이 되었지만 그 중년남성의 가족들의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마을에 ‘딸년 팔아서 집 한 채 장만하려고 한다’는 소문을 내어 마을 주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하였고, 수시로 집을 찾아오거나, 전화를 하여 ‘얼마를 요구하느냐, 합의를 왜 해주지 않느냐’고 다그치면서 가해자의 가족으로서의 의무(?)를 너무도 열심히 하였던 것.
가해자의 가족들이 그토록 피해자 부모와의 합의를 강요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검찰이 성폭력특별법 제8조의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죄가 아닌 형법 제302조의 심신미약자에 대한 위계에 의한 간음죄로 기소를 하였던 것이다. 양 죄는 형량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었지만(성폭법상 준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형법상 위계에 의한 간음죄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성폭법상의 준강간죄는 비친고죄이지만, 형법상 위계에 의한 간음죄는 친고죄이어서 피해자 측이 가해자와 합의를 하여 고소를 취하하면 아예 처벌이 면제가 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엄마는 갖은 합의강요와 마을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결국 합의를 해주지 않았고, 가해자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게 되었다.

2. 친고죄의 문제
친고죄는 범죄의 피해자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 또는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말한다. 형법이 성폭력범죄에 대해 기본적으로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피해자의 명예와 인격의 침해를 방지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당초의 취지와 다르게 피해자와 그 가족들로 하여금 가해자로부터 고소를 취하하여 달라는 요구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성폭력특별법상의 주요 범죄는 비친고죄화하여 피해자 측의 고소와 무관하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3. 정신지체장애여성에 대한 성폭행 사건 무죄선고
지난 9월 부산고등법원 형사 제2부에서 정신지체 1급 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법 제8조의 장애인 준강간)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위 재판부가 무죄선고를 한 이유를 보면 여성이 7~8세 정도의 지능이 있었고 신체를 조절할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마을회관에서 뺨을 때려 겁을 주며 옷을 벗으라고 한 것만으로 그 여성이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성폭력특별법 제8조에 의하면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여자를 간음한 자는 형법상의 강간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시행령 별표 1의 장애등급표를 보면 정신지체인 제1급은 지능지수 34 이하인 사람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의 적응이 현저하게 곤란하여 일생동안 타인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 제2급은 지능지수가 35 이상 49 이하인 사람으로 일상생활의 단순한 행동을 훈련시킬 수 있고, 어느 정도의 감독과 도움을 받으면 복잡하지 아니하고 특수기술을 요하지 아니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되어 있다.

4. 정신지체장애여성의 性도 보호해 주세요.
법원의 논리대로 하면 정신지체장애인에 대해서는 성폭법 제8조의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능지수가 50이 되지 아니한 사람에게 뺨 몇 대 때리면서 겁을 주면 쉽게 성폭행이 가능한 상황에서 그 이상의 폭행․협박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신지체장애인에 대한 성폭행은 주로 잘 알고 있던 사람이 대부분이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서 성폭행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많은 경우에 계획적이고 의도한 범행일 것이다. 죄질을 굳이 따지자면 지나가는 행인에 대해 불쑥 성폭행을 하려는 마음을 먹고 강간을 하는 것보다 이웃에 사는 여성이 정신지체가 있음을 알고서 성폭행을 하여도 밝혀지기 힘들겠다는 판단 하에 계획적으로 상습적인 성폭행을 한 것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란 너무도 어렵다. 더군다나 장애여성으로 사는 것은 너무도 고단한 일이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이웃집 아저씨가 정신지체여성에게 천원 짜리 한 장을 쥐어주면서 성폭행을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판사님들, 정신지체장애여성의 性도 꼭 좀 지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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