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 공감자원활동가# 장애인인권#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개정# 장차법개정

[공감 자원활동가의 활동] 법의 언어가 삶을 지켜낼 수 있도록 –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방안 토론회 참관 후기 / 최명빈 자원활동가

일시: 2024.4.24. 수 14:00-17:00
장소: 이룸센터 누리홀
주최: (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서울 지방변호사회

2024년 4월 24일, 수요일 오후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방안 토론회를 참관하기 위해 이룸센터로 향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16주년을 맞아 장애인차별금지법 전면 개정 방안 토론회를 축하하기 위해 김예지 제 21대 국회의원, 김남희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서미화 당선인, 최보윤 당선인이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와 사단법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의 박김영희 상임대표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발제와 토론으로 구성되었는데요. 장애인차별금지법 전면개정안 TF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지민 변호사, 조혜인 변호사, 조인영 변호사의 발제를 연달아 듣고, 세 분 토론자를 모시고 토론과 더불어 당사자 및 활동가 분들의 의견과 질의를 듣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토론자로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의 김성연 사무국장,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의 진은선 소장,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안효철 사무관이 참석하였고, 서울지방변호사회 김재왕 장애인인권소위원장이 토론을 진행해주었습니다. 2024년 장차법 개정안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고 소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발제는 ‘장애’와 ‘장애로 인한 차별’의 적용 확대를 주제로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전면개정안 개정방향을 비교해 설명하였습니다. 장차법 개정은 장애를 바탕으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장차법이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일반논평 6조에 따른 교차차별과 다중차별, 그리고 연계차별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현행 장차법 제2조의 ‘장애’ 개념을 수정하고, 제4조의 금지되는 차별 행위와 제5조 차별판단의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 방안이 필요합니다.
먼저,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 2조는 ‘장애’를 의료적 모델로 정의하여 ‘장애가 손상 등 개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장애’를 개인에 내재된 것이 아닌 환경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구성되는 것으로 수정하고, 장애 범위를 지적·감각적 손상 또는 기능 저하로까지 확대하는 수정안의 내용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차별행위의 확대 측면에서의 변화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장애의 시간적 범위를 과거,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까지 확장하고,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로 인한 차별이 금지됨이 명시되었습니다. 장애로 인해 받는 차별임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했던 ‘정당한 사유 없이’라는 조건을 삭제하고, 차별사유를 장애로 한정하는 문구도 삭제했습니다. 제4조 2항 차별행위에 3호 접근성 규정 위반, 5호 괴롭힘 등, 8호 장애인관련자 차별, 9호 각칙 규정 위반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별판단의 범위를 확대하였는데요. 차별 사유를 고려할 때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규정하는 차별사유를 함께 고려하도록 하고, 2가지 이상의 차별사유가 결부된 교차차별, 다중차별의 경우, 장애가 주된 차별사유가 아니더라도 장차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차별의 예외사유를 제5조에서 별도로 규정하여 체계화하는 가운데 축소하였습니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접근성’과 ‘정당한 편의제공’의 차이점과, 이들 개념이 장차법상에서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였습니다. 접근성 의무의 권리대상은 집단이고, 접근성 확보의 수단이나 정도를 표준화할 수 있으며, 권리 실현시점은 사전적입니다. 접근성 의무는 요구하기 전에 표준화된 기준에 맞춰서 무조건적으로 최소기준은 즉각 이행하고, 그 이상은 점진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의 권리대상은 개인이고, 개별적 조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후적 권리입니다.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는 장애인 당사자로부터 요구받았을 때 과도한 부담에 해당하지 않는지 살펴본 후에 즉각적으로 이행해야 합니다. 이렇듯 접근성 의무와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는 뚜렷이 구분되는 권리임에도 현행 장차법은 “정당한 편의제공”으로 일원화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접근성 의무는 예외사유를 두지 않는 무조건적 의무임에도 차별의 예외사유가 적용되는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또한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는 특정 장애인에게 적절하고 효과적인 개별적 조치를 취해야할 의무임에도 정당한 편의제공의 내용이 법령에 열거되어 있는 것에만 한정되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으며,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는 즉각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권리임에도 단계적 범위를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접근성과 정당한 편의제공의 개념을 구분하고, 접근성 규정 위반을 별도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차별의 예외가 정당한 편의제공에만 적용되고 접근성 기준 위반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규정하며, 법령에 규정된 정당한 편의제공 내용은 예시에 불과함을 명시하는 방향의 개정을 계획 중입니다.

세 번째 발제에서는 아동, 여성, 정신적 장애 등 특수성 및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장차법 개정방향을 소개하였습니다. 제26조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차별금지 조항을 구체화하여 장애인의 사법·행정절차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제27조에서는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조항이 보강되었는데요. 장애인의 참정권 행사를 위한 필요한 시설 및 설비, 적합한 기표방법, 투표보조원 배치 등과 정보접근권 보장 방안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습니다. 제32조 괴롭힘 등의 금지에 관한 조항에서는 장애인을 괴롭히는 행위의 예시가 좀더 구체적으로 열거되었고, 언론보도, 방송프로그램에서 장애인 등에 대하여 멸시, 모욕, 위협 등 부정적 관념의 표시 또는 선동 등의 혐오적 표현을 하는 행위, 불리한 대우를 조장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되었습니다.

제33조 장애여성 등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에서는 장애여성에 대한 다중, 교차차별의 요인이 제거될 수 있도록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는 인식개선 및 지원책 등 정책 제도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 조치를 마련할 의무와 통계 및 조사연구 등에 있어서도 장애여성을 고려하여야 할 의무를 명시한 조항이 신설되었습니다. 성과 재생산권 관련 조문인 장차법 제28조와 29조의 제목이 ‘모·부성권의 차별금지’에서 ‘성과 재생산에서의 차별금지’로, ‘성에서의 차별금지’에서 ‘성과 재생산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내용 면에서도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 이를 위한 보건의료서비스 지원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었습니다. 2023년 발의된 장차법 개정안에서는 빠졌던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기반한 차별금지 조항도 마련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장애아동에 대한 차별금지조항(제35조),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제37조),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신설조항), 장애인자립생활지원에서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신설조항), 재난 등 안전관리상황에서의 차별금지 조항(신설조항), 자격시험 등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신설조항)에 대한 조항이 새로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재난 등 안전관리상황에서의 차별금지 조항은, 개인의 예방 의무에만 치중하지 않고 발생 시 대처 국면에서 국가의 의무에 대한 조항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입니다.

발제를 마치고 토론이 진행되는 가운데 청중들의 질의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질문은 장애우권익연구소 소장의 질문이었는데요. 미국의 경우, 탈시설의 근거로서 미국 장애인법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여 탈시설을 가능하게 한 측면이 있었는데, 2024장차법 개정안도 한국에 그러한 변화를 가져올 만큼의 법적 근거나 강제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질문을 통해서도 법률을 제정하고 개정한다는 것은, 특정한 권리가 당연한 권리의 영역과 타협과 합의를 통해 만들어나가야 할 권리의 영역 중 어느 곳에 해당하는지를 규정하는 작업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법률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임에도 보장되지 않고 있는 권리가 현실에서 보장되도록 그 근거와 강제력을 확보하기도 하고, 현실에서는 아직 타협과 합의의 영역에 있는 권리를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로 포섭하여 현실에 앞서 현실을 바꾸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장차법상 장애가 정의되는 방식에 있어서의 변화가 현실에서 시민들이 장애를 인식하는 방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품게 되었습니다.

접근성 의무와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에서 발생하는 권리를 구분하여 정의함으로써 두 가지 권리를 보다 더 정확하게 보장받을 수 있음을 설명한 두 번째 발제를 들으면서, 법률상 의무와 권리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고 정의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법률상 권리와 의무가 불명확할 때, 권리의 주체가 권리를 요구함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의무의 주체는 당연한 권리를 타협가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법률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행 장차법에 마련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조항들에 대해 설명해주신 세 번째 발제와 장차법 제정과정 및 개정방향을 정리해주신 첫 번째 토론을 들으면서는 법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입법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명문화되지 못한 규정이나, 입법 당시에는 가시화되지 않았던 법률의 불완전함을 수많은 사례들에서 발견하고, 이를 다시 개정안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용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장차법 개정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어서 감사하고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정당한 권리가 보장받을 수 있도록 권리의 이름을 다시 붙여 권리 보장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보장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권리 보장이 좀더 확실히 실현되도록 하고자 하는 2024년 장차법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발의되어 법의 언어가 좀더 많은 삶을 지켜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글_최명빈(39기 자원활동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차별금지 #차별 #장애인인권 #장애인차별금지법개정방안 #공감 #공익인권법재단공감 #자원활동가

공감지기

연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