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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공익법 교육·중개# 실무수습

2023년 로스쿨 동계 실무수습 후기

저에게는 초중고 시절을 함께 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그 이유만으로 매일매일 모두의 괴롭힘을 받아왔습니다. 그 친구를 지켜주고 싶었고, 이를 12년 동안 행동으로 옮긴 것은 제가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러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타인과 함께해왔지만,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항상 갈구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공감과 함께 한 2주일은 저에게 그 답이 되어주었다고 자부합니다.

공감에 지원할 때 제출한 자기소개서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담당 변호사가 배정됩니다. 저는 장애 인권에 관심이 많았기에 조미연 변호사와 팀이 되어 활동하며, 강의실에서는 접할 수 없던 생생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공감에서의 2주일은 크게 ①세미나 참여, ②과제 작성, ③서울고등법원 방문, ④법제 개선 활동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째로, 세미나 시간을 통해 인권 분야별로 활동하는 변호사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를 소재로 진행된 김지림 변호사의 이주 난민 세미나가 기억에 남습니다. 전기장판마저 고장 날 정도로 추웠던 영하 20도의 겨울날 포천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다가 사망한 캄보디아 국적의 근로자는, 본국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용노동부는 향후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온 외국인의 숙소로 비닐하우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현재 거주 중인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둘째로, 주마다 하나씩 총 2개의 과제가 부여되었습니다. 첫 과제는 경계선 지능지수를 가진 자에게 내려진 행정청의 장애등록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장을 작성하는 과제였고, 두번째 과제는 범죄를 신고한 정신장애인이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수사를 당하고 오히려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형사 의견서를 작성하는 과제였습니다.
이외에도 동성 결합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2심판결 선고일에 장서연 변호사와 서울고등법원을 방문하여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동성혼과 관련된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 선고되는 모습을 보았고, 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구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및 여러 공익인권 단체의 변호사들과 함께 장애인차별금지법 전면 개정을 위한 회의에 참여하여 법률조항의 문구 하나, 단어 하나가 실무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감과 함께한 2주일 동안 공익이 무엇이고, 다른 사람을 진정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본질적인 측면에서 다시 한번 고민해보았습니다. 함께 실무수습을 했던 분께서 여러 공익단체에 몇 년 동안 기부회원으로 참여해 온 이야기를 듣고 반드시 공익변호사를 업으로 삼지 않아도 공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공감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모든 분께 유튜브 채널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을 구독해보시는 걸 권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저는 특히 “일파만파 찐이야!”라는 영상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글_2023년 겨울방학 실무수습생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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