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 국제인권

세계인권변호사회의 셋째 날 : 인권변호사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세계인권변호사회의 셋째 날 : 인권변호사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몇 가지 질문에 각자 답하는 가벼운 시작. 인권변호사들의 이상적인 국제협력의 상은? 공동으로 체계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연구조사를 진행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동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다면오늘날 세상은 어떠한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부단한 과정이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의 활동에 대한 생각은? 늘 해온 말이지만 인권에는 끝이 없기 때문에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소그룹으로 나뉘어져 인권변호사의 기본원칙/접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불의는 힘의 불균형에서 온다, 조직과 운동이 변화를 가져온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이들이 변화의 중심에 서기에 가장 적합하다, 모든 것은 정치적이고 법은 권력에 복무한다, 법적인 접근은 여러 접근 중 하나고 많은 경우 사후적이다 등등 사전에 제시된 몇 가지 문장들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했습니다. 30년 전부터 들어왔던 얘기들, 하지만 각자의 경험이 달랐기 때문에 법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상부터 차분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소그룹의 논의를 모아 발표를 했습니다.

  “제시된 원칙들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다양한 경험이 비추어봤을 때 현실을 훨씬 복잡하고 여러 상황들이 존재합니다. 사회운동의 방향과 당사자들의 요구나 필요가 충돌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사자들의 대표와 구성원의 의견이 다를 때, 당사자들의 분열되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이러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눌 수 있으며 좋겠습니다.”

 

  점심을 마치고 기업과 인권, 긴급대응, 취약집단, 국가폭력, 새로운 대안 등등으로 그룹을 나눠 논의를 했습니다. 저는 기업과 인권 소그룹에 합류했고 그동안 해외진출 한국기업 감시활동을 했던 사례들(의류공장, 가스 개발, 제철소 건설, 댐 건설/붕괴 등)에서 취했던 다양한 방법들(OECD 다국적기업가이드라인 진정, 소송, 국가인권위 진정, 유엔진정, 투자자에 대한 문제제기, 외국기관에 대한 진정 등)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스페인에서 주거권옹호활동을 하는 분은 법적 자문을 중심으로 관련 은행에 문제제기한 사례를, 시에라리온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일하는 분은 기업 활동을 위한 토지의 임차, 임차료를 둘러 싼 지역주민들의 권리 찾기, 미국에서 주로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분야별 노동자 조직화를 하는 분은 호텔업을 중심으로 한 관련 기업에 대한 문제제기, 멕시코에서 오신 분은 전기의 생산과 판매와 둘러 싼 기업 활동에 대한 공사 중지 가처분, 선주민들과 기업 간의 협상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결국 당사자들이 누구이고 그들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사전에, 그리고 처음부터 명확히 하고 당사자들이 그들의 권리를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의무자와 그 의무의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잠재적) 지지자들을 제대로 맵핑하고 함께하는 것, 다양한 구제메커니즘을 충분히 검토하고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특히 기업과 인권 영역과 관련하여 변호사들이 단순한 법적 지원의 역할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당사자들의 조직하는 역할도 요구받는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본인들의 권리조차 모르는 이들에게 하나씩 설명하고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경험해 온 다른 변호사들의 현장 활동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세션은 몇몇 나라들의 문제되는 상황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브라질 변호사님은 신자유주의와 보수주의에 기반한 정권 교체이후 군부가 정부요직을 장악하고 심지어는 교육부 장관도 군장성으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 예산을 동결해 취약집단의 사회권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 “부패”, 테러방지법을 내세운 인권단체들의 불법화, 탄압이 이야기했습니다. 팔레스타인변호사님은 미국 등 여러 국가의 대사관 이전 등 팔레스타인 상황은 예전보다 더 안 좋아지고 있고, 국제형사재판소나 유엔인권이사회 등에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크게 실효성 없음을 토로했습니다. 미국변호사는 유럽 등지에서 운영해 온 고문시설, 기소 없이 무기한 구금이 가능한 관타나모시설, 그리고 미국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인 미국국적 무슬림들에 대한 처벌 등의 문제점을 소개했습니다. 암울한 현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이 우리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대면하고 대응해야 함을 확인했습니다.

  저녁 식사 전 일일평가 시간에 이번 회의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요구되고 향후계획에 대한 논의는 마지막 날이 아니라 적어도 마지막 날 하루 전부터는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개별적인 대화를 나눴던 몇몇 변호사님들과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나가게 될 것 같지만 이 회의에서는 그 이상의 것을 얻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_황필규 변호사

 

[세계인권변호사회의 첫째 날 : 인권변호사 국제연대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세계인권변호사회의 둘째 날 : 인권과 사회운동, 그리고 인권변호사는 어디에 서 있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기부신청

황필규

# 국제인권센터# 재난, 사회적참사

연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