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 공익법 교육·중개

모든 인권은 연결된다 – 지역이 아닌 모두의 문제! _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이소아 변호사

 

 

 

 

  동행이 설립된 지 2년이 되고 나우-공감 기금이 종료되는 때가 왔다. 처음 광주에서 공익인권전업변호사가 일하는 비영리단체를 만드는 무모한(?) 계획을 시도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많은 분들이 말렸던 생각이 난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그냥 지금처럼 부업으로 할 수도 있지 않나?” “왜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일하려 해?” “광주가 얼마나 후원이 박한 동네인데”……

 

  반상근 활동가 등이 그만 두는 등으로 해서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2년이 지난 지금은 원로 김용채 변호사님을 대표로 모셨고 상근변호사도 2명(이소아, 김춘호)이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회원 수 200여명에 이르는 비영리민간‘단체’가 되었다.

 

 

  여러 NGO 단체 상근변호사로 일하면서 깊이 배운 것은,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조직의 기틀과 운영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내부 역량 강화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않고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단체도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시작 초기에는 단체 운영의 기본이 되는 것들(후원회원 모집 및 관리, 회계재정 관리)을 되도록 돈을 들여서라도 투명하고 실효성 있게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여러 개 비교해보고 도입했다. ‘도입’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되었지만 사실 그 단어안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소위 ‘삽질’이 있었는지…)가 있었던지는 동행의 지난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잘 올라와 있다.

 

 

  또 비영리단체 운영과 운동성 확장에 있어 핵심인 회원 조직 사업, 홍보 리플렛 제작, 홈페이지 등에도 일부러 사비를 들여서라도 투자 했다. 왜냐하면 ‘이렇게까지 비효율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전업으로 일을 하는 이유는 인권의 벽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벽을 허무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게 하기 위함이기에…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게’ ‘볼 수 있게’ 알리는 방법들을 고민 했는데, 이 부분이 제대로 하면 전문적인 영역인데다가 어느 정도 감각도 있어놔야 해서 결국 알음알음 전문가 분들 찾아 도움을 청했다.

 

 

  단체를 조직하고 정비하는 것 이외에 인권 법률 지원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동행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광주 지역의 인권단체(여성, 장애, 이주여성, 일반인권 분야 등) 활동가들과 교류가 있었었고, 무엇보다 지역의 인권단체들이 공익전업변호사의 필요성을 갈급해 했었기 때문에 초기부터 유기적인 연대활동을 진행했다.

 

  이메일, 문자, 전화 등을 통해 수시로 진행했던 크고 작은 법률지원 및 상담을 헤아릴 수는 없고, 단지 소송지원만을 목표로 하지 않지만 그래도 변호사이기에 의미있는 ‘소송’을 예로 들자면 이렇다.

 

* 여수 유흥주점 여성 사망 사건 지원 및 동료 여성들에 대한 법률지원

– 성매매 유흥주점에서 여성이 사망한 것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성매매 자체가 여성의 몸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반인권적이며, 어떤 의미에서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도 모르게 덮어질 뻔했던 한 여성의 죽음을, 용감한 9명의 동료 여성들이 고발을 하면서 성매매의 착취 구조가 드러날 수 있었다. 모든 형사재판, 모든 민사 재판 법정에 출석하여 모니터링 하였고, 여성단체들의 연대도 공고하였던 소송이다. 덕분에 업주들이 구속기소되었고, 민사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 태국 인신매매/성매매 피해 여성 법률지원

– 태국 여성으로 하여금 안마만 하면 된다고 속인 다음 왕복 비행기값 등을 선불금으로 올리고 무비자로 한국에 입국시켜 성매매 업소로 보내 사실상 성매매를 강요하는 인신매매가 수년전부터 문제되고 있었다. 인신매매임에도 불구하고 업주와 브로커 등은 단순히 성매매알선, 직업안정법위반, 출입국관리법위반으로만 처벌이 되며 피해 여성은 피해자가 아니라 성매매로 입건되어 강제출국이 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관련한 문제에 대해 피해 여성을 지원하면서 인신매매로서 수사해달라는 의견서와 민사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였다.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신청자격 관련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 시와 그림을 사랑하는, 그러나 근육병으로 갖혀 있는 당사자의 이야기다.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내던 그녀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다가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구청에 신청했다. 그런데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신청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심지어 그것이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에 근거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와 같은 분들을 위해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변경신청거부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재판의 전제가 된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다.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 뇌전증 장애인의 등급변경결정 취소소송

– 뇌전증 장애 2급인 당사자에 대해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3급으로 등급 변경을 한 북구청에 대해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뇌전증 환자의 경우 발작 횟수로만 장애등급이 나뉘는데, 당사자는 발작 횟수와 관계 없이 평소에도 계속되는 두통 등으로 1시간 이상 집중하여 일할 수가 없고 반복되는 발작 때문에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하는 등 사실상 일을 할 수 없는 사회적인 장벽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작 횟수만을 기준으로 장애등급을 결정하는 기준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였다. 무엇보다도 2급과 3급은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어 당사자에게는 생활에도 지대한 어려움을 받게 된다. 취소소송 및 등급변경집행정지신청을 진행하였고 현재 소송 계속 중이다.

 

* 기타 세월호 현장에서 일한 진도 경찰 유족을 위한 유족보상급지급신청거부처분취소소송, 억울하게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세월호 민간잠수사에 대한 형사변론,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기소된 대학생에 대한 형사변론 등을 진행하였다. 이 소송들에서는 모두 승소하였다.

 

  연수원을 수료할 때 즈음(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9년 전이라니…)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님을 찾아 뵙고 공감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여 황 변호사님으로부터 집중 면접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황변호사님께 “공감도 지역 분사무소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나요?”라는 비슷한 말씀을 드렸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 이 말은 그저 공감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신입변호사의 치기어린 질문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난 2년간 광주 전남 지역에서 동행의 상근변호사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지역에도 정말 공감 같은 공익전업변호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지역에도 해야할 일들이 많다. 오히려 지역이기에 더 많다. 문제는 지역에는 ‘아름다운 재단’과 같은 공익전업변호사를 위한 펀딩이나 인큐베이팅을 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

 

 

  나우-공감 기금이 물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초기 2년간 메워주었다면(조금 더 해주시면 안되나요), 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NGO 단체 상근변호사로서의 지난 경험과 네트워킹으로 채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노력을 했다. 잘 해온 것 같기도 하다가도, 앞날이 막막해져서 가끔 악몽(사법시험 2차를 다시 보는)을 꾸기도 하지만 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해나갈 것이다.

 

 

  동행이 내는 모든 목소리, 서면은 200명이 넘는 후원자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바탕으로 한다. 동행의 활동은 단순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소외된 구체적 개인의 인권을 실현해나가는 ‘모두’의 문제이다.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인권의 경계를 허물어나가는 바탕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길…

 

 

후원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아래 이미지를 누르시면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글 _ 이소아 변호사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감지기

연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