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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부자 인터뷰] 소통이 되는 사회를 꿈꾸다 – 이산 캘리그라피대표 이산 (재능)기부자님



재능기부란 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등에 기부해 사회에 공헌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방식이다. 요즘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가 필요한 비영리 단체들에 많은 재능 기부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요즘 지하철역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빅이슈’라는 잡지도 홈리스들의 자립을 위해 전문재능기부자들의 사진과 기고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공감 역시 재능기부가 필요한 곳 중 하나이다. 이런 공감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 이가 있다. 작년 겨울 달력디자인을 고민하던 중 ‘캘리그라피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연히 자신의 캘리그라피 재능을 기부하겠다는 어떤 블로거의 글을 보게 되었다. 이 블로그의 글을 인연으로 지난 겨울, 공감은 처음으로 그와 연을 맺게 되었다. 바로 이산캘리그라피 대표 이산작가다. 그리고 2012년 새해, 이산 기부자를 다시 만나기 위해 은은한 묵향이 가득한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캘리그라피는 양식(糧食)이다




캘리그라피,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단어다. 그는 캘리그라피를 이렇게 말한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사전적 의미로는 calli +graphy의 합성어입니다. calli는 ‘아름답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graphy는 ‘그리다, 쓰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죠. 우리말로는 손 글씨, 손 멋글씨, 디자인서예정도로 불리고 있어요. 하지만 이미 캘리그라피라는 말이 대중화 되어버린 지금 다른 말로 부르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네요.”


 


그는 캘리그라피를 양식(糧食)이라 정의하는 그의 원래 직업은 북 디자이너다. 출판사의 북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20여년 전 소설가 최인호님의 수필집 ‘작은 마음의 눈으로 사랑하라’의 표지타이틀을 손으로 썼다. 줄 곧 글씨를 써 온 그는 사실상 캘리그라피란 말이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캘리그라피라는 또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그가 캘리그라피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초등학교 때 서예대회에 나가서 대상을 받게 된 것이 글씨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가 됐다고 봐야죠. 낙서하기 좋아하고 붓을 잡으면 하루 종일 신문지위에 글씨를 써대던 습관들이 오늘날 ‘캘리그라피스트’라는 직업으로 이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된 계기는 10여년 전, 요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타이틀을 쓴 이상현 작가와 ‘아름다운 우리한글’이라는 책을 공동으로 작업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그 후 그는 북디자인, 기업 광고글, 선고 슬로건등 다양한 분야에서 캘리그라피로 작업을 해왔다. 캘리그라피의 어떤 매력이 그로 하여금 이런 캘리그라피 작가활동을 시작하게 한 것일까?


 


“붓은 내용만을 전달하는 서양의 펜에 비하여 획과 서법 등 그 표현의 다양성도 무궁무진해요. 펜글씨와는 다르게 붓을 중심으로 글씨를 쓰는 동양의 문화는 서예가 작품이 되어 어느 가정에나 업소에 걸어두고 감상하고 있거든요. 또 요즘은 한글폰트도 수 없이 많지만, 캘리그라피는 손맛에 의해 자신만의 글씨가 만들어지지요. 저는 이것이 캘리그라피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영문이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는 것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한글 캘리그라피가 들어간 디자인이 세계적으로도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이렇게 한글 캘리그라피가 각광을 받는 분위기에 이산기부자는 ‘한글을 중심으로 한 캘리그라피’ 뿐만 아니라 ‘한글, 그 자체의 공부’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캘리그라피스트는 글씨를 잘 쓰는 사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글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겸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평생 한글에 대해 공부할 생각입니다.”


 


(재능)기부는 양식(良識)이다


 


사회에 자신에 재능이 필요하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하겠다는 그. 그는 ‘재능기부’는 그가 세상을 올바르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양식(良識)’이라고 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여느 예술가들의 홈페이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글이 실려 있다.



‘봉사, 환경보호, 장애우, 여성, 어린이와 관련하여 대중적 홍보에 저의 캘리그라피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기부하겠습니다.’  그는 자신이 사회에 무엇인가를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지만 자신이 가진 것이 노동력뿐이라 실천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재능기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자신의 재능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재능기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현재 공감 이외에도 ‘우리울림’이라는 재능기부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기여를 꿈꾸는 단체에 CI작업과 홍보물 제작에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공감은 [생활양식(生活樣式)]장(場)이다




공감에 재능기부를 흔쾌히 허락한 이산기부자. 그에게 ‘공감’은 그의 재능을 기부를 할 수 있는 생활양식의 공간이다.


 


“공익변호사그룹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 ‘도가니’, ‘부러진 화살’을 통해 법조기관들의 불공정한 판결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확산되는 분위기예요. 물론 많은 법조인들이 그들의 양심에 따라 정의롭게 판결하고 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사회 현실 속에서 말 그대로 변호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사회에 ‘공감’처럼 공익적 변호를 하는 참으로 멋진 사람들과 단체가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보통 기부라고 하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하려고 한다. 반면 타인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만난 이산 기부자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저작권’이라는 단어가 적잖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대다. 그는 영리 외 목적이라면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활용해 주는 것이 고마운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역경은 성공의 열쇠이고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다.”라는 워렌 버핏의 말처럼 누군가를 돕는 것을 통해 보람을 느낄 뿐 아니라 자기계발과 성장에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 힘차면서도 부드러운 그의 글씨처럼 강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그. 그가 꿈꾸는 세상에 대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소통이 되는 사회를 꿈꿉니다. 종교적 갈등, 지역적 갈등 이런 모든 대립은 소통이 되지 않아서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하는 희망적인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공감에 멋진 글씨를 기부해주고 있는 이산기부자. 그의 멋진 글씨를 만날 수 있어 공감은 참 행복하다.


 



 


글_14기 인턴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