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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부자 인터뷰] 기부, 같은 꿈★을 꾸다 – 박지호 기부자님






공감에 놀러 갈래요!


 


<공감>은 당황했다. 지난 7월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그냥 놀러 가려고”라며 사무실의 위치를 물어왔다. 그렇게 민방위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놀러 왔던’ 기부자 박지호님을 가을의 길목에서 다시 만났다.


 


그의 첫 방문은 3년 전으로, ‘취재’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찾아왔다. 2005년 겨울 공감의 간사를 만난 후, 꼭 한번 인터뷰를 하겠다고 몇 달간 별러온 뒤였다. “기자를 하면서 작은 목소리들, 우리가 잘 모르는 얘기를 해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작은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들을 발굴하다 보니 공감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날 쓰여진 기사는 <대학 내일>에 실렸고, 사진(공감 구성원들 사이에서 일명 ‘독수리 오형제’ 사진으로 통한다)은 지금도 공감 사무실의 한 켠을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원래 그러려고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기부자가 됐다.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


 


지난 5월 공감 5주년 행사에서 그는 감사패를 받았다. 인터넷을 통해 ‘저 상 받았어요. 축하해 주세요.’라고 회사 동료에게 자랑도 했다. 스스로 ‘딱 기본만큼만’ 기부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로서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글을 보고 공감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들이 기부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한다.


 


기부란 어떤 의미인지 묻자,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면서도 곧,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만원, 이만 원이 다른 데서 아낄 수 있는 비용이잖아요. 저한테는 당장 없어도 괜찮은 돈이니까 대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월급이라곤 9,000원이 고작인 이등병시절부터, 그것도 절반이 넘는 5,000원(!)이나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부, 같은 꿈을 위한 관계 맺기


 


지금 그는 공감을 포함, 세 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토요일은 반납했다. 쉬는 대신 지역복지관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 이 모든 것이 단순히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에게 기부는 ‘관계’의 문제이고, 봉사활동은 자신의 ‘욕심’이라고 했다. “공감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같은 꿈을 꿀 수 있다면, 제가 어디에 있는지는 상관없어요.” “누가 저를 들여다 봤을 때 창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일종의 욕심같은 거?”라 말하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고백한다. ‘공감에 따끔한 소리도 잊지 않았다.’라고 쓰고 싶었다. 때문에 인터뷰를 나간 공감의 구성원 2명은 집요하게 공감에 바라는 점, 아쉬운 점 등을 물었지만 ‘제대로 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무관심 탓이 아니다. 그는 공감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인턴 오리엔테이션 행사에는 공감과 관련한 문제를 맞히는 ‘공감 골든벨’이 있다. 만약 참가한다면 1등은 단연 박지호님일 것이다.) 공감을 타박(?)한다는 것이 겨우, “일을 너무 많이 하셔서 안쓰러울 때도 있어요. 빛과 소금도 좋은데요, 내가 아프면 아픈 사람을 돌볼 수 없으니까 건강도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였다. 공감을 향한 그의 애정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교감, 동행, 공감


 


그는 단정한 외모와 그에 어울리는 말투로, 논리정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달변이지만 꾸밈은 없었다. 자신을 무장 해제하는 전략으로 상대방을 무장 해제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그렇게 상대방과 자신의 ‘공감’을 이끌어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공감에 공감하는 그이기에 길을 가다 들르듯 놀러온 것이, 그에게는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단체가 커지면 벽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교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잘 챙기는 공감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는 산책으로 마무리됐다. 어느 철학자는 손님이 찾아오면, 대등한 위치에서 생각을 나누기 위해 산책한다고 했다. 동행. 공감과 기부자들의 관계도 이와 같기를, 희망을 그리는 길에서 같은 꿈을 가꾸어 나가기를 소망한다. 지금껏 공감 구성원들이 메울 수 없는 틈새를 채워준 것은 기부자들의 관심이었기에, 공감은 앞으로도 기부자들과의 공감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박지호님, 앞으로도 공감에 놀러오세요^^


 


글_10기 인턴 고승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