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뿌듯함’ 이 꽃처럼 활짝 피다_김동율 기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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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군대를 제대한 나는 그해 총선에서 시민 단체와 시민들의 힘을 보았고,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민단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 이전까지는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도 관심만 가지는 정도였다. 외환위기 이후부터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의 바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군 제대 후 복학을 포기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 내가 속한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일로 인해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언론을 통해 ‘아름다운재단’을 알게 되었다. 시민단체들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위해 모금을 하는 단체, 시민단체들을 돕는 단체였다. 그때 나는 ‘이거다’ 라고 생각했다. 내가 직접 참여해서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기부를 통해서 내가 고민해온 문제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특별히 기부자의 관심에 따라 지정해서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느낌이 오고 확신이 섰다면 이제 남은 것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 뿐.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어느 곳에 기부를 할지 찾아보던 중 ‘공익변호사기금’을 알게 되었다. 재단에서 공익적인 활동을 위해 만든 변호사그룹. 그리고 이들의 활동을 후원하는 기금. 그때까지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았을 때,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가장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은 법 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공익을 위해 일하는 단체가 있다고 하니, 나는 후원을 위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처음부터 꾸준히 그리고 정기적으로 기부를 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생각날 때만 기부를 하던 중에, 여기저기서 가끔씩 ‘공감’의 활동소식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마다 나의 가슴 속에서 조금씩 ‘기쁨’과 ‘뿌듯함’ 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으며, 이런 감정적인 경험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내게는 그 무엇보다도 좋은 활력소가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정기적인 후원을 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나눔에 대한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은 종교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첫 나눔의 시작도 종교활동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종교활동을 통한 나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내가 속한 사회에는 나와 다른 종교인들도 있고, 비종교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있음으로 나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또 다른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 그리고 공감 덕분에 그 방법을 적절한 시기에 알게 되었으며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일이나 기쁨을 나누는 일을 하려고 할 때도 다 때가 있는 것일까? 그건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나부터 좋은 씨앗과 기쁨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다면, 이들이 점차 싹트고 자라나서 언젠가는 거두어 누리게 될 것이다.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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