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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생각해보는 인권] 미국 미시건주 변호사 – 장신영

 


 


 아침 10시 재판이었지만, 의뢰인과 반대 심문을 준비하기 위해 한 시간 일찍 지방 법원에 도착했다. 의뢰인은 성범죄자의 아내이자. 자폐증과 정신분열을 앓고 있는 두 아들의 엄마이다. 남편이 성범죄자로 등록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 지주가 그 가족을 내쫓으려 한 사례이다. 현재 소속된 법률사무소, Legal Services of South Central Michigan(“LSSCM”)을 통해 만나게 된 많은 의뢰인 중 하나이다. LSSCM은 임차임대인법, 소비자보호법, 의료보장, 가족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법률 사무소이다. 의뢰인들은 저소득 내지 무소득은 기본이고 노년, 정신지체, 정신질환, 가정폭력 중 하나 또는 중첩적으로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LSSCM은 미국연방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수준 높은 법률지원과 사법절차에 있어서 균등한 정의 실현의 도모”를 위해 1974년에 설립한 Legal Services Corporation(“LSC”)의 지원금과 개인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LSC는 매년 국회에서 책정 받은 예산을 그 자체 기준에 충족되는 자치적 지역 프로그램들에게 조달하는 기관이다. 2009년, LSC 산하 무료 법률사무소는 미국 전역에 걸쳐 무려 920개 이상으로, 우리나라로 비교하자면 구 별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무료 법률사무실이 적어도 하나씩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지난 몇 달 동안 이곳에서 일하면서 가장 의아했던 것은 의뢰인들이 우리를 너무나 쉽게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파트 문에 경고가 붙어있든, 주택담보 대출금에 대한 채무 불이행으로 집이 매각될 사태에 이르렀든, 전남편이 아이들을 납치했든, 주정부 의료지원자금 또는 식권 신청이 거부됐든, 전화상으로 그리고 사무실로 의뢰인들은 줄을 서서 찾아온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각 지방과 순회법원 내에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법률 정보 센터(Legal Resource Center)가 설립되어 있고 그 곳에서 우리 사무실 내지 빈곤대책단체 또는 결연을 맺은 근처 로스쿨의 클리닉으로 의뢰인들을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재판이 있던 같은 날 저녁, 해마다 우리 사무실을 위해 열리는 자선파티에 참석했다. 대형 로펌, 부티크 로펌, 개인 변호사 사무실, 미시간주 내에 있는 각종 로스쿨의 교수님들, 법원에서 일하는 직원들, 은퇘한 판사 검사들, 그리고 오늘 아침 우리 의뢰인에게 승소 판결을 안겨준 재판장님까지 3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한 자리였다. 있는 자와 없는 자의 분간 없이 정의 실현이 될 날은 아직 멀었지만, 연방정부부터 시작하여 주정부, 학계, 법을 집행하는 자와 각 분야의 변호사들이 제도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정의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길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는 법을 공부한 자의 공통된 임무라는 점을 다시금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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