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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지원단체탐방- 지구촌동포청년연대

파견단체 탐방기

지구촌동포청년연대(KIN)

어느새 다가온 봄으로 따뜻했던 3월의 어느날,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지구촌동포청년연대(KIN)를 찾았다. KIN은 korean International Network의 약자로 재외동포문제를 다루는 민간단체이다. 이곳은 과거 역사적으로 어쩔 수 없이 나라를 떠나야 했던 재외동포들의 문제를 역사와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99년 창립해 올해 7년째를 맞은 KIN을 방문했다.

“한계를 깨고 한걸음 더 나아가”

재외동포문제가 사회에서 이슈화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다른 사회 이슈에 비해 재외동포문제는 많이 가려져 있어 국내에 이 문제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90년대 초반까지 외면 받던 재외동포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리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지구촌동푸포청년연대(이하 KIN)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설립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단체가 설립된 직접적인 계기는 95년부터 약 10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KEEP프로그램이었다. KEEP프로그램은 <재미동포한국체험교육프로그램>으로 민간단체 국제팀들이 모여 시작했다. 여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KIN이 구성되었다. 재외동포들의 문제는 당시 사회에서 다루지 않던 의제였고 기존의 운동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 배덕호 대표집행위원은 KIN과 함께 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로가 가지는 한계를 깨고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문제를 풀어낼 새로운 세력이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KIN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KIN은 기본적으로 재외동포들의 인권과 역사활동에 중심을 두고 있다. 재외동포기본법개정과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 우토로 문제 등 어느 하나 우선순위를 둘 수 없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가 한 사람이 각각 한가지씩의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KIN의 활동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많은 문제점 담고 있어……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들에게 한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고 취업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목적이다. 재외동포들은 현재 고국에 들어와도 사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한다. 소련, 중국의 동포들은 특히 더 소외된 처지에 있다. 92년 한중수교 이래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재중동포들은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의 4~5만 명 농민동포들은 들어올 수 없었다. 이들이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밀입국과 위조여권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2004년 재외동포법이 개정되었지만, 정책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직 없다. 개정법이 재중동포를 명확히 재외동포법의 혜택을 받는 대상으로 하였음에도 여전히 관련 시행령, 하위법령 등이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정지역 출신 동포들은 출입국조차 자유롭지 못해 고국에서 ‘불법체류자’가 되기도 한다. 이는 정부 각 부처 간의 이견으로 법개정에 많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재외동포기본법과 관련해 KIN은 공감과 함께 문제해결을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우토로에 새 희망을”

KIN의 활동 중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우토로 캠페인이다. 2005년은 을사늑약 100년, 일제 식민지 해방 60년, 한일협정체결 40년이 된 해였다. 일본 교토지방 우토로는 41년 일제에 의해 강제노역에 동원된 우리 민족들이 모여 살고 있는 마을이다. 일본 교토 비행장 건설을 위해 동원된 1500여명의 동포들이 해방된 후에도 극심한 빈곤과 차별 속에 살고 있는 징용조선인의 마지막 마을이다. 수 십 년 동안 재일동포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우토로가 강제철거 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우토로에 새 희망을>이란 이름으로 역사청산과 동포들의 거주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우토로 캠페인은 “우토로라는 재일조선인문제에 5~6만 명의 한국인이 공감하고 동참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한다. 현재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마지막 상고가 진행 중이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도 이런 맥락이다. 일제 식민지배를 벗어 난지 60년이 지났지만 그들은 여전히 차별 속에 살고 있다. 에다가와 주민들이 4년 동안 손으로 직접 세운 에다가와 조선학교는 64년 2월 완성된 후 동포들의 교육장소 뿐만 아니라 정신적 안식처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재 이 학교 역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재일동포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평가하고 고민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동포들과 진정으로 만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렇듯 재외동포들의 문제는 국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많은데 국내 단체로서 갖는 지리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가능한지 궁금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점이 필요하다고 한다. 바로 이 거점 역할을 하는 것이 올해 세 번째로 개최될 예정인 <재외동포NGO활동가대회>이다. 이렇게 모이는 것 자체가 네트워크이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곳이 중심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KIN은 말한다. 한국정부는 한국 중심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외동표는 주변인이 될 뿐이다. 한국 중심적인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것에 반대해 생긴 것이 KEEP프로그램이다. KEEP프로그램은 해외동포가 주체가 된 첫 사례가 되었다.
소통의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현지 NGO와의 연대이다. KIN도 현지의 동포단체와 일본민간단체들과 함께하고 있다. 여기서 KIN이 중점을 두는 것은 한국사회에 재외동포의 문제를 제대로 알리는 것, 책임감을 느끼고 개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 조율이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KIN의 역할이다.

공감과 함께하는 KIN

공감은 KIN과 재외동포와 관련된 법적 문제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공감의 정정훈 변호사와 재외동포법 개정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 공감과 더 깊은 공감을 할 KIN은 공감의 영역이 더 넓어지길 기대한다. 공감과 함께 재외동포정책마련 등 깊이 있는 연구와 활동을 할 예정이다. KIN은 뉴스레터 독자들에게도 재외동포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 재외동포 문제는 근현대사의 역사 문제, 공동체의 문제이며 동시에 미완의 문제이다.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는 자세는 문제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이런 고민들을 독자들과 함께하길 기대하는 바이다.

KIN의 손동주 사무국장은 세상에 많이 알려진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려진 더 많은 것들에 중요함이 있다”는 말이 와 닿았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재외동포들이 고국의 냉대와 열악한 현실에 처해있는 것을 보게 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은 중요한 문제들이 존재함을 새삼 깨달았다. 이은영 간사는 “많은 사람들이 동포문제를 단지 민족문제가 아닌 인권적 측면에서 같이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KIN의 말처럼 “역사와 인권의 관점에서 일관되고 평등한 재외동포 정책”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먼저 재외동포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취재를 마친 후, 명석영 인턴은 “(재외동포)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되었고 이를 뉴스레터독자들과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고 방문한 소감을 말했다. 그들의 문제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재외동포들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관심이다. 우리는 재외동포들의 문제를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KIN사무실을 나오니 시원한 봄바람이 느껴졌다. 멀리 재외동포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날의 바람이 불길 기도한다.

글: 정수정 인턴
취재: 명석영, 정수정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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