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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만나고 싶었습니다 – 박숙란 변호사

[만나고 싶었습니다]

 2004년 3월,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 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사람의 보호와 자립을 목적으로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최근 여성부가 성매매방지법 시행 4년을 맞아 실시한 “2008년도 성문화, 성의식 국민의식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성매매가 사회적 범죄행위’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 지지도가 79.6%로 증가했고 성매매방지법 시행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여한다는 의견도 67.2%로 작년에 비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음란전단지와 간판들을 흔히 볼수 있고, 성매매업소에서 감금, 폭행으로 고통 받는 여성 피해자 소식이 끊이지 않는 것이 현실에서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목적에 따라 잘 시행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난 9월 22일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ς”라는 주제로 다시함께센터 5주년 기념 포럼이 열렸다. 이곳에서 다시함께센터 상근으로 활동하는 박숙란 변호사를 만날 수 있었다. 편안한 웃음이 매력적인 박숙란 변호사의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성매매 문제를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다시함께센터는 성매매근절을 위한 자활지원센터이다. 서울시의 주요 성매매 밀집지역을 총괄하여 성 산업에 유입된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위하여 상담을 비롯해 법률, 의료서비스 지원 체계운영, 긴급구조 등의 활동을 한다.

– 무모한 도전 그리고 무한한 감사-

박숙란 변호사가 다시함께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주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 2004년 당시 다시함께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로 있던 친구가 센터 상근변호사로 맞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박 변호사는 성매매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보람 있겠다는 생각에 본인이 직접 활동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사회운동이나 여성운동 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센터에 들어오기로 결심했던 것은 지금 돌이켜 보면 무모했지만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성매매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을 넘어 센터에서 활동하면서 배운 것, 본인의 좁은 틀을 깨 나갈 수 있었던 것,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며, 생각할수록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박숙란 변호사는 주로 성매매피해자들에 대한 법률상담, 민․형사소송지원, 상담원에 대한 법률교육등을 맡고 있다. 성매매피해자들을 도우면서 그들이 힘든 과정과 어려움을 극복해가면서 밝은 모습을 되찾고, 한 때 잃어버렸던 자신들의 꿈과 자유를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박 변호사는 매 순간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행복도 크다고 덧붙였다.

– 끝없는 배움과 내면의 변화-

박숙란 변호사는 센터에서 활동하며 성매매피해자들을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면서 현행 법체계의 문제점, 형사절차상 수사의 진행에 있어 문제점, 성매매피해자들에 대한 자활정책의 개선할 점 등에 대한 고민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깊어졌고 나아가 성매매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변화의 중요성, 사회 전체 구조와 맥락 속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식견이 넓어졌다며 본인의 내면이 변화되고 있음을 설명하며 더불어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성매매피해자를 지원하는 현장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도전을 응대하면서 생각과 의지를 키워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대하기 전 본인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성매매피해자 지원 운동이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일도 아니며 누구나 해야 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자신이 속해 있는 현실의 부조리를 우리 스스로가 바로 잡고 인권신장을 함께 이뤄 가야 해요.”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포럼과 자료집을 통해 접한 성매매피해자들의 삶은 충격적이였다. 기본적은 삶을 누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끊을 수 없는 부조리한 고리로 인해 그녀들의 삶에서 희망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성매매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성매매피해여성은 나와 다른 사람들로 치부하고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이런 나에게 박숙란 변호사는 우리가 함께 꿈을 꾸면 반드시 성매매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센터에서 4년을 지내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법률지원단 변호사와 의료지원단 의사, 많은 현장단체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성매매방지정책을 실현한 공무원들, 자원활동가들, 그 외에 관심을 가져 준 많은 분들이 성매매피해자지원을 함에 있어 큰 기반이 된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성매매피해자지원에 있어 함께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폭력 없는 세상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점점 모아져 가고 있다는 것에 매우 뿌듯해 하시기도 했다. 그 외에도 가장 절실히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우리가 함께 ‘인권이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세상에 대해 꿈을 꾸면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숙란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당장 활동에 대한 결과물을 찾는 내게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많은 사람과 뜻을 공유하고 함께 노력해간다면 언젠가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박숙란 변호사의 말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아직 우리사회 인식은 성매매피해자에 대해 이들을 피해자로 보지 않고 윤리적 타락의 당사자로 여러 사회문제를 유발시키는 범죄자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기까지 한 상황이다. 만연하고 일상화된 성매매문화와 성매매알선범죄자들의 유착과 부정, 부패로 연결된 전반적인 잘못된 사회구조를 없애기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취재 및 정리: 7기인턴 이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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