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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만나고 싶었습니다 – 강의석

[만나고 싶었습니다]

자유가 보장되는 행복한 사회를 위해

– 학내종교자유, 전‧의경폐지를 외친 강의석씨를 만나다 –

2004년 6월 한 고등학생이 ‘학내종교자유’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이끌어내 큰 반항을 일으켰다. 강의석이라는 이름의 그는 일인시위와 40일 넘는 단식투쟁을 통해 당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종교학교가 다른 종교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대체 활동 방안을 명시하도록 지침 할 것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학교측로부터는 예배 참여를 당사자들의 신념에 의해 참석할 수 없을 경우 상담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답을 얻었지만 계속되는 종교행사 거부로 인해 그는 결국 퇴학 처분을 받게 된다. 그는 다시  퇴학무효소송을 제기하였고 승소를 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그는 이후 ‘학생의 학습권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해 왔다. 2007년 1심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는 원고패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는 등 지금도 ‘학내종교자유’ 문제에 대해 끝나지 않은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날씨가 무더운 7월의 어느 날, 공감 사무실에서 강의석씨를 만났다. ‘군대 가기 싫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찾아온 그에게서 근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언론을 통해 단식투쟁을 하던 모습이 익숙해서일까. 실제로 그를 보니 생각보다 건장한 모습이었다.

– 작지만 큰 목소리 –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에서 한 청소년이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학생회장이었던 그가 학내종교자유를 외쳤던 이유는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학내의 권위적인 모습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후배들에게 무엇이든 무조건 수용하지 말고 비판적으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예배를 강요받는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 것도 이러한 생각에서였습니다. 헌법을 찾아보니 종교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더군요. 그때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학내종교자유 문제는 우리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언젠가 종교자유문제가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당당하게 ‘학내종교자유’를 외쳤다. 그 파장은 컸다. 한 달이 넘는 단식투쟁으로 예배선택권을 얻어 냈지만 반면 여러 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그러나 그는 응원 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하며 아쉬운 것은 자신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사안에 이목이 집중되기보다는 본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정작 사안이 희석되는 것이라고 했다.

– 중개자 역할을 꿈꾸다 –

그는 택시 운전을 하고 호스트바에서도 일을 했다. 이 모든 것은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택시를 몰며 만난 군인을 통해 군대의 문제점에 대해 듣게 되었고 호스트바에서 일하면서 성 노동자분들에게 전화가 오기도 해, 자연스레 성매매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기도 했다. 그가 정신없이 바쁜 이유도 그에게 종교문제, 군문제와 관련한 도움 요청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될 수 있는 한 모든 연락을 직접 다 받는다고 한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것은 직접 돕기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와 연결해준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회의 중개자 역할을 감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 중개자 역할을 맡고 싶어요. 구체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지만 우선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관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또 이러한 활동을 하는데 자본이 필요한 것이 사실인데요, 좀 더 편하게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 수익활동을 어떻게 진행 시킬지에 대한 것은 좀 더 고민해보려고 해요.”

이러한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그는 2권의 책 출판을 앞두고 있다. 한 권은 자기개발서이며 다른 한 권은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집을 통해서는 연예인을 비롯해 보수진영 인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밝혔다. 책 판매 수익은 현재 작업 중인 다큐 제작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는 영상을 통해 전달하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가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군 문제를 알리기 위해 자신의 많은 시간과 돈을 다큐 제작을 위해 쏟고 있다. 다큐멘터리 ‘군대ς’는 한국 병역제도의 현실을 알리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사안을 유쾌하게 풀어낸 것으로 한국사회의 군 문제를 개선하고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기 위한 영상물이다.

– 모두가 행복한 세상 –

“모두 행복해야 해요. 인권 역시 모두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기회의 공평성이 매우 취약하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 그가 전의경폐지 문제를 다루고 병역거부를 선언하면서 일각에서는 또 다시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를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말은 군대를 다녀오고 문제를 제기하라는 논리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감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위와 같은 주장은 넌센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장애인이 장애인 문제를 언급할 수 없고 남성이 여성문제를 다룰 수 없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나라 군대 문제에요. 군대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습니다. 단지 변화의 속도 문제인데, 이 속도 문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공론화 시켜갔으면 좋겠어요. 지금 병역거부 운동으로 함께 감옥에 갈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모두가 열린 자세로 얘기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아직 학생이기에 여러모로 힘들지만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살아가야 할지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마음이 동하면 앉아 있는 것이 힘들어 질 정도로 바빠요’라는 그의 말에서 웃음과 여유가 묻어 나왔다. 특별히 이상(理想)을 정해 놓기 보다는 사회의 이상(異常)한 것들을 없애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열정이 느껴졌다. 그는 같은 대학생들에게 ‘함께하자’라는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던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취재: 7기인턴 이혜원, 이민하, 이우람

글: 7기인턴 이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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