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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만나고싶었습니다 – 법무법인 한결 여영학 변호사

– 공감 인권법 캠프 현장에서 만나다 –

꾸준히 그리고 우직하게……. 

법무법인 한결 여영학 변호사와의 인터뷰

 

1. 어떻게 환경 관련 변호사를 꿈꾸게 되셨나요?
: 사실 원래부터 변호사를 꿈꾸진 않았습니다. 환경 운동 역시 생각하지 못한 분야였어요. 고등학교 땐 자연과학도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1982년에 대학에 입학했는데 그땐 학생운동이 한창일 때였어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진로에 관한 미래를 결정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죠. 학교에서 재적 당했던 전력 때문인지 일반 기업에 취직하는 일도 힘들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다른 길은 제하다 사법고시를 치르게 됐죠.

  사법고시를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을 들어가서 환경운동연합 사람들과 인연이 닿았고, 그렇게 연수원 내 환경법학회에 가입하는 계기가 됐죠. 제가 그동안 접했던 기성 노동 · 재야 운동과 다른 참신한 기운을 환경운동연합에서 느꼈거든요. 자연스레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곳에서 상근으로 활동하면서 상담 및 소송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어요.

2. 환경 운동이 ‘참신했다는’ 뜻은?
; 환경 운동은 좀 낯선 분야에 속했어요. 그에 관련된 법조인도 전무한 실정이었죠. 그래서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사실 계획 없이 시작부터 했다고 생각하시면 맞을 겁니다. 우선 시작부터 하고보니 환경 문제에서 법류의 지위랄까 역할이 분명치 않았습니다. 그때그때 일에 치이느라 장기적인 계획을 보지 못했던 아쉬움도 있고요.

3. 환경운동연합에선 어떤 활동을 주로 하셨나요? 어떤 일이 좋았고 또 인상에 남았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있는 곳은 환경법률센터였죠. 피해 소송이나 입법 운동, 환경운동연합 법률자문 등의 활동을 했어요. 활동을 하면서 좋았던 일은… 환경운동연합 사람들과 함께 재밌게 놀았던 게 기억에 남네요(하하). 어떤 일이 딱 뚜렷이 인상에 남는다거나 보람찼다거나 그런 건 없어요. 하나하나 다 경중을 따질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일이었죠. 

  기억을 해 보니 몇 가지 씁쓸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2001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이 한창이었는데요. 그게 북한산, 불암산, 수락산을 뚫고 지나가는 터널이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반대했죠. 조계종의 스님들 역시 사찰 환경 때문에 다른 운동가들과 마찬가지로 반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2002년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어요. 그렇게 부분적으로 승소가 돼 사업이 중단됐는데 조계종이 건설교통부와 타협을 본 거였죠.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영월 동강댐 건설에 대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동강댐 백지화를 선언했었죠. 동강댐을 반대하던 환경단체에게 이는 빛나는 승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원래 동강댐이 건설된다면 수몰예정지를 소유한 지역 주민들에겐 보상이 돌아가는데요. 주민들이 이사 가기 전에 대출까지 받아가며 수몰예정지에 유실수를 심었죠. 보상이 더 크게 돌아 올 테니까요. 그런데 동강댐이 백지화 되면서 이런 비용을 되돌려 받지 못하니까 환경운동연합을 찾아와 이에 반발하는 소동이 있었어요. 마음 한 편에서는 참 씁쓸했죠. 

4. 언론에서 보는 환경 문제로 넘어가서, 보수 언론이 보는 환경 단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개 환경 운동 때문에 오히려 사업이 지체되고 예산이 낭비된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보수 언론의 공격은 피할 수 없는 일이죠. 다만 누가 더 성실하게 이야기를 해 나가느냐가 더 중요한 일 같습니다. 우직하게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일말이죠. 한편으론 환경단체들의 현실적 고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대관령 백두대간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에 환경단체는 산림훼손 등을 문제로 반발하지요. 하지만 다르게 보면 풍력이라는 의미 있는 재생 에너지를 육성한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협력을 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5.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사법연수원의 동기들과 대화하면서 느낀 점은 이들이 사법시험 치면서 치우치게 된 법 공부 탓인지 뭐든지 법망의 틀 안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오히려 법대생일수록 개방된 생각이 필요하다고 봐요. 법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은 채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죠. 대부분 재판은 기존의 판례를 통해 이뤄지지만 그건 다른 게 아니라 ‘대법원’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일 수 있거든요. ‘그들’의 생각을 깨뜨리는데서 인권과 민주주의가 성장하는 역사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 곽경란 인턴
취재 – 곽경란, 이다해 인턴
정리 – 이다해 인턴  
 

[공감 인권법 캠프 환경과 인권 강의를 하신 여영학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님은 환경운동연합부설 환경법률센터 소장을 맡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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