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AIDS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예방법 대응 공동행동 발족(06/07/04)
HIV/AIDS 감염인 인권증진이 바로 에이즈예방이다
에이즈가 발견된 지 25년, 한국에서 HIV 감염인이 확인된 지 21년이 지났다. 그러나 한국의 에이즈 인권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그 현실의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에이즈예방법이다. 1987년 허둥지둥 만들어진 에이즈예방법은 지금까지 네 차례나 개정되었지만 감염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본질은 그대로다. 즉, 감염인들을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겠다는 것이 에이즈예방법의 역사를 지탱하고 있는 패러다임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다시금 에이즈예방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섰지만 개정안은 감염인들과 에이즈를 바라보는 후진적 시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에이즈예방법은 HIV 감염인들을 마치 질병을 퍼뜨리고 다니는 시한폭탄처럼 여긴다. 감염인들이 주소를 옮길 때마다 부과되는 신고의무조항이 대표적이다. 이는 전**예방법에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제1군전**에서나 부과되는 의무조항이다. 전혀 다른 질병인 HIV/AIDS에 대한 신고의무는 감염인들의 이동의 자유를 침해할 뿐이며 전**예방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감시의 수단일 뿐이다. 누구보다도 치료를 원하는 것은 감염인들인데도 에이즈예방법은 치료를 위한 지원은 뒷전이고 치료를 원하지 않는 감염인이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강제치료조항을 두고 있을 정도다.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HIV 검사와 비밀누설금지의무를 아랑곳하지 않는 검사결과 통지 등이 감염인들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은 한순간이다. 감염사실의 폭로로 수많은 감염인들이 직장으로부터 쫓겨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빈곤의 나락으로 빠져가는 데에도 에이즈예방법은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감염인들을 고립시키고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은 질병 자체보다도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다.
에이즈는 감염인들을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예방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에이즈는 ‘개인의 잘못’, ‘부주의한 성행위’의 결과로만 여겨져 질병을 앓는 것이 오히려 낙인의 이유가 되어왔다. 그러나 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더욱 많이 감염되는지, 왜 여성들이 점점 더 많이 감염되는지, 그 중에서도 결혼한 여성들이 더욱 감염되기 쉽고 아이들이 점점더 많이 HIV에 감염된 채 태어나는지에 대해 질병의 원인을 개인의 행위로 돌리는 인식은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한다.
감염인들의 인권증진이 바로 에이즈예방이며 여성, 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빈곤이 종식될 때 에이즈는 사라질 수 있다. 한국의 후진적인 에이즈예방법은 새로 쓰여져야 한다. 우리는 에이즈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향해 에이즈예방법 대응의 첫발을 내딛는다. 감염인들을 억압할 뿐이며 에이즈예방의 단추를 잘못 끼운 에이즈예방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투쟁은 국경을 넘어 전세계의 감염인들과 인권옹호자들에게로 번져나갈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번도 감염인의 목소리로 이야기된 적 없는 진실을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2006년 7월 4일
HIV/AIDS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예방법 대응 공동행동
발족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HIV/AIDS 인권모임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윤한기),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나프(Nopi Narara HIV/AIDS people)공동체,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노동건강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인권단체연석회의[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구속노동자후원회, 광주인권센터, 군경의문사진상규명과폭력근절을위한가족협의회, 다산인권센터, 대항지구화행동, 동성애자인권연대, 민가협,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부산인권센터,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새사회연대,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안산노동인권센터, HIV/AIDS인권모임나누리+,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이주노동자인권연대,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쟁없는세상,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평화인권연대, 한국DPI(한국장애인연맹),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전국 36개 인권단체)],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모임 ‘공감’, 문화연대, 최용준, 김형석, 김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