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징계처분 무효확인소송 승소를 알리며

여기, 학교로부터 부당한 징계를 받은 신학대학원생들이 있습니다.

“피고가 2018. 7. 27. 원고 OOO에게 한 유기정학 6개월 및 사회봉사 100시간, 지도교수 2회 이상 면담, 반성문제출의 징계처분과 원고 OOO, OOO, OOO에게 한 각 근신 및 사회봉사 100시간, 지도교수 2회 이상 면담, 반성문제출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019년 7월 18일, 서울동부지방법원(재판장 심태규)은 피고 장로회신학대학교의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 학교가 징계를 하면서, 징계대상 사실이 무엇인지, 그 사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그에 관한 의견진술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학교가 징계처분을 내린지 1년 만입니다.

학교의 위법하고 부당한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은 1년의 시간 동안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고, 확정되지 않은 징계사실이 원고들이 전도사로 있는 교회에 통보가 되어 불이익을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목회자가 되기 위하여 학부기간을 포함하여 9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재학했던 학교로부터의 배척은 원고들에게 깊은 실망과 회의를 들게 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원고들은 그 과정에서 움츠려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였고, ‘모두를 위한 예배’를 개최하였으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목소리를 계속 내었습니다. 원고들을 지지하는 동문들과 동료들, 목회자들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변론기일에 방청석이 모자를 정도로 법정을 가득 채우고 원고들을 응원하고 지지하였습니다. 원고들의 싸움은 원고들만의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은 어떻게 보면, 아주 작게 시작되었습니다. 원고들이 2018년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에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의 옷을 입고 나란히 앉아서 학교 채플에 참석하였습니다. 채플이 종료된 후 무지개깃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였고, 그 사진을 개인 페이스북에 ‘무지개 언약의 백성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올렸습니다.

한 기독언론에서 원고들의 사진을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올리지 않았다면, 이 사건이 세상에 이렇게 알려지지도 않았을 겁니다. 원고들의 의도와 다르게, 원고들의 행위가 왜곡되어 확산되었고, 원고들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애초에 학교의 징계처분은 원고들의 행위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었고, 학교 외부에 본보기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학교가 통상적인 징계절차를 중대하게 위반하고, 서둘러 징계처분을 내린 목적이었습니다. 학교가 비난을 피하기 위하여 학생들을 희생시킨 것입니다.

이에 대한 1심 법원의 판결은 매우 상식적인 것입니다. 학교의 징계처분이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위법한 처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원의 판결 선고 이후에도 원고들은 학교 측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원고들은 학교의 위법하고 부당한 징계처분에 대하여,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불이익에 대하여 학교 측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위로도 듣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아직, 학적상태가 징계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미 이 사건 징계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2019년 5월 17일에 효력이 정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1심 법원 선고 이후에도 원고들이 처한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법원의 판결로, 학교의 징계처분이 위법하였다고 다시 한 번 확인이 된 이상, 학교가 상식적인 판단을 내리길 바랍니다. 승산이 없는 항소를 통하여 원고들을 괴롭히지 말고, 지금이라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원고들이 더 이상 학교 때문에 고통을 겪지 않기를, 신앙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기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