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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공익법 일반

교도소 폭염수용에 대한 인권위 진정- 교도소 무더위 방치는 ‘잔혹한 형벌’

 

 

  올여름,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난 해 보다 무더위는 덜했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여름철 더위는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공감에 입사한 이탄희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 중에 공감 사무실에 에어컨이 없다는 오보로 인해, 사무실로 에어컨을 후원해주고 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여름철 더위나기의 어려움에 공감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름철 더위가 점점 심해질수록, 그 더위에 대한 대책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쪽방, 건설현장 등 폭염에 더 취약한 계층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보이지 않는’ 교도소이기도 합니다.

 

  지난 8월 20일, 민변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교도소에서 방치하고 있는 ‘폭염수용’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습니다. 저는 민변 수용자인권증진모임 활동을 통해 이번 진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민변에서 교도소 폭염수용에 대한 인권위 진정을 제기할 때, ‘더위에 고통 받는 서민들도 많은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우선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헌법은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형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는 사람은 행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당한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이동할 수도 없고, 수분, 염분의 섭취, 침구나 의료의 조절 등 생활상의 행동도 교도소의 지시에 따라 규율당하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구속된 사람의 신체, 생명의 안전을 확보할 책임, 인간다운 생활,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을 확보할 책임을 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2016년 8월에, 부산교도소에서 조사 수용실에 갇힌 두 명의 수용자가 열사병으로 잇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국가가 수형자의 신체, 생명에 대한 안전을 확보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한국 교도소는 ‘과밀수용(면적 당 수용 밀도가 너무 높은 것)’으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헌법재판소도 2016년에, 구치소 내 과밀수용행위에 대하여 위헌이라고 판결하기도 하였습니다.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협소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도소의 ‘과밀수용’ 문제는 여전히 진척이 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여름은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더욱 가혹한 계절입니다. 신영복 교수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 여름징역은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 글은 1985년에 작성된 것입니다.

 

   30여년이 지난 2019년, 교도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글_ 장서연 변호사

[관련 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공동 보도자료 / 국가의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는 ‘폭염수용’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제기

한국일보 /  “교도소 폭염 사망은 인권침해” 민변, 인권위 진정

 

장서연

# 빈곤과 복지# 성소수자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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