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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펜 학습지로 유명한 (주)교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다 _ 윤지영 변호사 2018.06.14 10:06 5036
작성자 공감지기

 

 

 

  공감은 직장갑질119를 대리하여 빨간펜 학습지로 유명한 ()교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작년 12월 직장갑질119가 주최한 가면무도회에 빨간펜 학습지교사 한 명이 참가했습니다. 삼십 분 넘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녀가 하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직급상 그녀 위에 있는 지국장, 센터장이 그녀가 판매한 것처럼 전집 구매 계약서들을 작성하고, 그 구매 비용을 그녀에게 대납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그녀는 수 천 만원을 ()교원에 납부하였고, 집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책들이 쌓여 있다고 합니다. ()교원에 뜯지 않은 새 책들을 반납하고 싶은데 ()교원은 반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그녀는 물었지만, 그녀의 말을 이해하기도, 믿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저는 적극적으로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그녀가 얼마나 절박하고 힘든 상황인지 말하고 있었습니다. 빚에 허덕이며 이혼 후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녀의 상황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후에도 그녀와 종종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저는 이렇데 할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지국장, 센터장이 가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그녀가 알고 있었고, 따라서 그녀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내심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국민일보에 상급자가 가짜계약방조? ... 빚더미 오른 빨간펜 교사”, “빨간펜은 사실상 다단계회사측은 합법적 방문판매업등의 기사를 내보냈는데, 그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댓글들을 보며 그녀와 같은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똑같은 유형의 피해자들이 무수히 발생한다는 것은, 이 문제가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며 단순히 개인의 잘못이나 책임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빨간펜 교사들을 여러 명 만나고 자세히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제서야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빨간펜은 교사 - 지구장 - 지국장 - 센터장 - 총괄단장 - ()교원의 조직체계를 갖춘 후, 교사와 지구장으로 하여금 학습지, 전집 등을 판매하게 하고 판매 실적에 따라 지국장, 센터장이 수수료를 받는 급여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교사, 지구장이 더 많은 판매 실적을 올려야 지국장, 센터장도 더 많은 수익을 가져 갈 수 있기 때문에 지국장, 센터장들은 교사, 지구장에게 실적 압박을 하고 판매원(지구장, 교사)들도 모르게 판매원(지구장, 교사)들이 책을 판매한 것처럼 가짜 계약을 체결하기도 합니다. 가짜 계약이 횡행하다 보니 가상의 인물과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유령회원 등록을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런데도 ()교원은 끊임없이 실적을 올리도록 강조하며 계약의 상대방이 가상의 인물인지, 진짜로 계약을 체결한 것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습니다. 계약이 많이 체결될수록 ()교원에 납부되어야 할 할부금의 액수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교원은 계약의 해지도 어렵게 해놓고 있습니다. 설사 허위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계약의 해지는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지국장, 센터장, 총괄단장의 결재를 거치도록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해지를 한 경우에도 위약금은 모두 판매원(지구장, 교사)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판매원(지구장, 교사)들은 무리해서 계약을 체결한 후 해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할부금을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더 나아가 정식으로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도, ()교원은 고객(회원)이 부담해야 할 할부금의 납부 책임을 판매원(지구장, 교사)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교원은 판매계약이 고객 해약 등의 사유로 해제해지되거나 고객이 판매대금의 지급을 연체한 경우판매원이 할부금을 대납하도록 하는 소위 되물림제도를 마련하고 판매원들에게 할부금 납부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할부금을 내는 사람이 진짜 고객인지는 ()교원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계약에 맞게 돈이 들어온다는 사실이 ()교원에게는 중요할 뿐입니다.

 

  이에 공감은 ()교원의 일련의 행위들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규제하는 불공정거래행위(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제하는 미등록다단계판매조직운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직장갑질119를 대리하여 ()교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였습니다. ()교원의 대표이사인 장평순은 2017년 한해만 약 126억 원의 배당이익을 받았습니다. 개인 재산만 1310억원이 넘습니다. 장평순이 이렇게 많은 재산을 챙길 수 있었던 이유는 2만 명이 넘는 교사들의 고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원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미등록다단계판매조직운영행위로 인하여 무수히 많은 사람들, 특히 주부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교원은 제대로 처벌 받은 적이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교원의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 미등록단단계판매조직운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그러면서 시정조치나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잘못을 저질러도 손해 볼 것이 없었기 때문에 ()교원은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위법한 행위가 엄단되고, 다시는 이런 고통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글_윤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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