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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의 변] 상식밖의 노동이야기(5) - 누구를 위한 스마트워크인가 2013.12.16 15:12 7264
작성자 공감지기



사례 1.

B는 재택근무자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모니터링한 후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이 B의 업무다. B는 이 업무를 하기 위해 해당 업체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말만 프리랜서 계약일 뿐 해당 업체의 감독과 감시를 받는 계약이었다. 예를 들면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위 계약에 따라 B는 오전 9시가 되기 전에 출근 쪽지를 해당 업체 관리자에게 보냈으며 일이 끝나는 오후 6시에는 하루 동안 한 일을 정리해서 업무 보고를 했다. 1시간의 점심 식사 시간이 끝난 후에도 ‘업무 복귀합니다’라는 쪽지를 관리자에게 보냈다. B는 일을 하는 동안 계속 메신저를 켜 놓고 일을 해야 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우면 ‘잠시 자리 비움’ 상태가 메신저에 떴고 그때마다 관리자로부터 확인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병원에 가거나 갑작스런 사정으로 일을 할 수 없을 때에는 미리 관리자에게 보고를 해야 했다. 보안을 이유로 해당 업체는 업무용 컴퓨터의 IP를 등록하게 했다. 해당 업체는 매 시간마다 업무량을 체크해서 J에게 알렸다. 또한 그때그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했다. 이는 인터넷 메신저와 쪽지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렇게 B는 주 6일 (설이나 추석 당일에도 일을 해야 했다) 근무한 대가로 시간당 4500원을 받았다. 

 

B는 퇴사한 후 해당 업체에 퇴직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B가 근로자가 아니라 프리랜서, 즉 개인사업자이므로 퇴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에 퇴직금 진정을 했지만 고용노동부도 마찬가지였다. 공감에서는 B를 대리하여 해당 업체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1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다. B는 프리랜서일까, 아니면 근로자일까.

 

사례 2.

공감에서 파견사업을 진행한 곳 중에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가 있다. 이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중에는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복합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확하게는 티브로드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기사들이다. 

 

티브로드는 각 지역별로 협력업체(센터)를 두고 해당 협력업체를 통해 케이블방송 설치, 가입자 모집, 유지보수 업무를 진행했는데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업무는 협력업체에 소속된 기사들이 맡아서 진행했다. 협력업체 소속이라지만 PDA와 스마트폰을 통해 기사들은 티브로드 본사의 감독과 감시 하에 일을 했다. 기사가 협력업체에 입사하면 본사에서 운영하는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개별 기사코드를 부여 받고, PDA나 스마트폰을 통해 부여 받은 기사코드로 본사 전산망에 접속하여 개인정보는 물론 업무 진행 상황을 그때그때 입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티브로드 본사는 개별 기사의 작업, 고객, 자재, 품질 등을 일일이 관리하고 개별 기사의 실적을 평가했다. 또한  본사 콜센터(전국 공통)에 설치나 유지보수 등의 요청이 접수 되면 본사 콜센터에서 해당 지역 협력업체의 기사를 검색하여 직접 업무를 지시했다. PDA와 스마트폰을 통해 협력업체 소속 기사는 본사 직원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고 본사에 업무 현황을 보고하는 것이다. 본사에서는 협력업체에 임금 지급 기준, 징계 지침 등을 하달했고 협력업체는 이를 토대로 소속 기사들의 근무조건을 결정했다.

 

노조는 직접 티브로드 본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티브로드 본사가 직접 협력업체 소속 기사들의 업무를 관리, 감독하고 근로조건을 결정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노조는 협력업체가 아닌 티브로드 본사를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스마트워크인가?

 

PDA, 스마트폰, 컴퓨터기기 등의 정보통신기기와 정보통신망의 발달은 적은 비용과 간이한 절차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제 노동자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집이나 밖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혁신을 ‘스마트워크’라 부르며 ‘스마트워크’가 가져온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열광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스마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그 이유로 통근 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일과 삶의 조화를 가져올 수 있고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정부는 2015년까지 근로자의 30%가 스마트워크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러한 계획에 따라 현재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갖추어 가고 있다. 또한 앞서 본 사례에서처럼 민간 기업에서는 발빠르게 재택근무 등의 형태로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고 있으며, 외근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 스마트워크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워크의 장점만 부각될 뿐 정작 ‘스마트워크’가 고용관계를 은폐하면서도 더 강한 노동 통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족하다. 사용자는 노동자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하여 업무를 지휘·감독하고 감시하며 일의 결과물을 받아 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무수히 많은 근로자가 프리랜서로 전환되었고 사용자는 더 이상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었다. 신종 특수고용노동자가 스마트워크로 인해 등장한 것이다. 또한 ‘스마트워크’의 발달로 사용자는 원거리에 있는 노동자를 손쉽게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노동자도 무선 통신기기만 있으면 통제가 가능했다. 다른 말로 무선 통신기기만 있으면 자신이 직접 통제하는 노동자를 제3자의 고용 하에 둘 수 있었다. 간접고용 관계에서 노동자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에게는 축복이었다. 사용자는 앞 다투어 영업, 고객 관리 등의 현장 사업 부문을 아웃소싱하고 노동자를 아웃소싱업체 소속으로 바꿔버렸다. 그러나 노동자는 원청에 직접 속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원청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 처리 결과를 직접 원청에 보고해야 한다. 통제 수단이 보다 은밀해졌을 뿐이다. 이처럼 사용자는 스마트워크를 통해 노동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고용관계는 은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회사에는 거대한 컴퓨터와 소수의 스미스 요원만 남은 것이다.

 

스마트워크가 가져 온 특수고용과 간접고용의 폐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지금까지 특수고용은 개별 직업군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었고, 간접고용은 사내하도급을 중심으로 검토되었다. 특히 사내하도급을 중심으로 간접고용을 검토하게 되면 소위 사외하도급인 스마트워크에 의한 노동 통제는 간접고용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정부는 새로운 노동 통제 방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국회나 법원도 스마트워크의 본질과 그 폐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답은 정해져 있다. 스마트워크가 가져 온 폐해, 즉 고용 관계의 은폐와 강한 노동 통제의 현실을 드러내고 이에 대한 논의와 대응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

 

글_윤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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