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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의 변] 장애인차별구제청구, 법원에서 인정받다! 2013.10.15 15:10 5554
작성자 공감지기


 

최근 법원에서 장애인차별구제와 관련해서 의미있는 결정 2건이 나왔다. 모두 공감이 담당해서 진행했던 사건이다. 한 건은 지체 1급의 여성장애인이 평소 지하철 역사 내 남녀 구분이 없는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껴왔고, 지하철 이동편의시설이 미비하여 큰 불편을 겪었던 사건이다. 원고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근거하여 피고인 지하철공사에 해당 지하철역의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 구분하여 설치하고, 지하철 승강장과 환승 통로 사이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과 그동안 원고가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하였다.


 다른 한 건은 우리나라 유수의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홈페이지가 웹 접근성을 갖추지 못하여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들처럼 대한항공의 홈페이지를 이용하지 못해 차별을 당했던 사건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원고가 되어 역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근거하여 피고 대한항공사를 상대로 시각장애인들이 원고가 되어 장애가 없는 이들과 동등한 전자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웹 접근성을 갖출 것을 청구함과 아울러 차별적 조치로 인해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하였다.


 기존에는 장애인 차별에 관해 장애를 이유로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직접차별만을 규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애 유형이나 특성 등을 고려한 편의시설이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애인은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편의나 조치는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에 해당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이러한 정당한 편의제공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장애인 차별로 규율하여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발생한 경우에 기존처럼 차별피해를 받은 장애인 당사자가 금전적인 배상만을 받고 차별행위에 대한 시정이 이루어질 수 없다면 실효적으로 권리구제를 받았다고 할 수 없다. 장애인 당사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차별에 대한 금전배상이 아닌 차별 자체를 시정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차별구제소송에 있어서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차별행위의 중지 등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등의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차별에 대한 실효적인 구제장치로 마련된 법원에 의한 적극적 시정조치는 법률상 의무이행을 명하는 것으로 다른 법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진일보한 규정이다. 위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법원의 의지에 따라 장애인차별의 실효적인 구제가 가능할지 여부가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법원이 시정조치를 명한 판결이 단 1건도 없었다.


 장애인 차별사건이 발생한 경우에 문제 해결의 열쇠는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이 차별행위이고 무엇이 편의제공의 문제인지는 장애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장애인을 기준으로 볼 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없는 시설 및 설비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가 되는 것이다. 내가 지체장애여성인데 지하철역에 장애인 전용화장실이 남녀 공용이라면, 술 취한 남성이나 노숙자가 장애인 화장실에서 있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결국 휠체어에 앉아 소변을 지린 경험을 한다면, 직장에 가야 하는데 지하철역 환승통로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았다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여겨진다면 그러한 비참함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 


 내가 시각장애인인데 보조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공중목욕탕 출입을 거부당한다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없다면, 선거정보를 얻을 수 없고, 내가 원하는 후보자의 기호를 알 수 없다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나라 최고법인 헌법 10조에서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실은 이러한 비참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독자적인 존재가치를 부정당하여 비참한 존재가 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되는 것 다름 아니다.

 

 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 화장실을 비장애인 화장실과 같이 남녀로 분리 설치하는 것, 이동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 시각장애인을 위해 인터넷 웹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선거정보를 제공하는 것 등은 인간의 존엄성 보장이라는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것은 현재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쳐야만 하는 차별적 현실이다.

 

 법원은 위 2개 사건을 각각 심리하다가 조정에 회부하였다. 지하철 역사 접근권 차별사건에서 법원은 2014년까지 해당 역사에 장애인화장실을 남녀 구분하여 설치하고, 환승구간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도록 조정결정 하였다. 한편 대한항공 웹 접근권 차별사건에서 법원은 2014년 11월까지 대한항공사 홈페이지를 변경하여 웹 접근성 지침을 준수하도록 화해권고결정을 하였다. 판결로 선고받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기하여 적극적 시정조치 결정이 내려진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부디 장애인들이 사회 곳곳을 누비고,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글_ 염형국 변호사

 

 

 

 




 
의견 1개
인권여전사 13/10/26 04:10 덧글수정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사람으로 헌법에서도 그 권리를 보장하는데, 이 사회에 비장애인이 많기에 장애인의 입장에서 현실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충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네요. 말씀하신 대로 하루 빨리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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