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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의 변] 외국인혐오주의, 인종주의의 발호에 대하여 2013.06.17 19:06 6267
작성자 공감지기


인터넷상 반다문화 카페들로 대변되는 한국의 반다문화 담론,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식공격과 희생양 만들기, 그리고 협박에 가까운 공포심 유발 등을 통해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주민을 향한 인종주의적 혐오발언은 정부로부터 그 어떠한 통제를 받지 않고 대중매체와 인터넷에서 더욱 확산되고 노골적이 되어가고 있다. 현재 온라인상에 ‘다문화정책 반대 카페(회원 수 1만여 명)’ 등 反 다문화 카페가 20여 개 개설되어 활동 중이고, 가장 영향력 있는 온라인상 카페 중의 하나인 일간베스트저장소 등도 강한 외국인 혐오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주민들과 이주민들의 권리를 옹호하고자 하는 개인과 단체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온라인상의 공격을 하고 있고, 오프라인으로 그 활동의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2012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도 한국에서 이주민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발언이 대중매체와 인터넷에서 더욱 확산되고 노골적이 되어가고 있고 인종차별의 선동과 인종적 동기에 의한 폭력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부재함을 지적한 바 있다.

 

작년 10월 한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 ‘난민법’이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난민법은 2011년 말에 국회를 통과하여 올해 7월 시행 예정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난민법’이 급상승 검색어가 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외국인 혐오주의 경향이 강한 온라인 카페 일간베스트저장소가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개입한 결과였고, 며칠 동안 인터넷과 트위터 등 SNS에 ‘난민은 성범죄자들이다’, ‘난민은 AIDS를 한국에 퍼뜨린다.’ 등의 수만 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난민법을 발의한 국회의원, 관련 인권단체들에 대한 욕설과 협박성 글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올해 3월 언론에 미등록 이주 아동의 교육권 보장에 관한 기사가 나오자, 수십 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온갖 욕설은 말할 것도 없고, ‘매국노’, ‘위선자’, ‘죽여 버리자’ 등 인신공격과 협박성 글들이 주류를 이뤘다. 올해 4월에는 미등록 이주 아동의 권리와 관련하여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는데, 외국인 혐오주의 단체가 사전에 법무부와 관련 인권단체에 전화를 걸어 외국인 혐오주의 단체가 토론자에서 배제된 것을 항의하고 행사를 방해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주민에 관하여 우호적인 기사가 나오기만 하면 이들 외국인 혐오주의 단체들이 조직적으로 부정적인 댓글을 다는 것을 판단된다. 이들은 또한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대하여 차별금지사유 중 ‘인종’, ‘출신국가’, ‘국적’ 등을 배제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의 문제는 비단 관련 단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이러한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 경향을 통제하고 극복되어야 할 부정적인 사회현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정책에 적극 반영하여야 할 객관적인 ‘국민의 인식’으로 판단하여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법무부가 발표한 제2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은 이를 잘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정책 관련 국민의 인식’이라는 제목하에 최근 외국인들의 범죄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국민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거나 반다문화현상의 표출로 외국인에 대한 ‘균형 잡힌’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위기의식을 부추기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는 단지 이러한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적 경향을 지적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2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이 이전 정책과 다른 핵심적인 내용으로 이들 경향의 반영을 명시하고 있다는 데 있다. 즉 ‘국민의 다양하고 상반된 요구들을 최대한 반영’하여 ‘균형 잡힌’ 정책 기조 유지하고 ‘질서와 안전, 이민자의 책임과 기여를 강조하는 국민 인식 반영’ 등을 제1차 기본계획과의 차별되는 핵심내용으로 제시하고 있다. 

 

법무부는 또한 지역 주민이 혐오시설로 생각해 반대하거나 반대할 것이라는 이유로 헬기장, 하수처리장이 위치한 주거지역이 아닌 외딴곳에 난민지원시설을 설치했다. 경찰청은 전국적으로 그리고 지속해서 외국인 범죄에 대한 정보를 언론에 제공하고 있고, 대부분 범죄율이 아닌 절대 수의 증가를 강조하면서 이주민에 대한 경계 심리와 위기의식을 부추기고 있는데 외국인의 범죄율은 내국인의 범죄율의 1/2에 불과하다. 이처럼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정부가 나서서 외국인 혐오주의를 조장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의 발호는 근본적으로는 “결혼이민자 및 재외동포의 동화․차별적 포섭과 전문기술인력의 수용, 단순노무 인력 및 미등록이주민의 통제․배제로 특징 지워진 국가주의, 배타적 민족주의적 접근”으로 요약될 수 있는 정부의 이주민에 대한 기본적인 정책 방향에 기인한 바 크다. 그리고 의도하였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이러한 정책 방향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정부의 각종 행태, 그리고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양상 등이 외국인 혐오주의 등의 확산을 가속해왔다. 여기에 자극적인 언어와 공격에 쉽게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인터넷 문화, 한국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이들이 이주민에 대한 선별적인 조치들을 바라보면서 자신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인권침해의 공격대상으로 삼으려는 경향 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반다문화주의,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를 근절하고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의 수립과 시행이 필요하다. 이는 단지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적 발언 및 행동에 대한 적절하고 단호한 대책의 수립과 시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모든 정책에서 다양한 문화가 충분히 존중되는 다문화 사회를 어떻게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언론도 단순히 자극적인 보도의 지양을 넘어 그러한 보도의 근저에 깔린 ‘이주민은 우리의 일부가 아니다’는 이주민의 ‘타자화’ 경향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비록 부분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법과 제도라는 측면에서는 이주민의 지위가 조금씩 향상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전반적인 인식은 오히려 예전보다 이주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더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정부나 언론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 특히 이주민의 인권을 위하여 일하고 있는 이들은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은 현재 통제 불능의 혐오주의와 갈등이 만연한 사회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상호 이해와 배려가 늘어나고 갈등이 최소화되는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인권, 특히 이주민의 인권을 생각하는 이들의 긴 호흡과 넓은 시야, 그리고 법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다문화 사회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갈등을 인식하고 소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그 갈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갈등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주민을 갈등유발자 혹은 갈등의 원인으로 낙인찍는 사회, 이주민을 배제함으로써 그 사회의 순수성(?) 혹은 우월성(?)을 확인하려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글_황필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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